경기 후 나종덕은 홈런 상황에 대해 떠올렸다. 타석에 나서기 전 공필성 롯데 감독대행이 “노아웃 상황에서 번트 댈 것인가”라고 물어보자 나종덕은 “작전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공 대행은 “그런 생각하지 말고 자신있게 쳐라”고 혼냈다. 그리고 나종덕은 그 말을 새기고 타석에 나섰다.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한 뒤 같은 공을 생각하고 있던 차에 실투가 들어왔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홈런이다’라고 직감할 정도로 잘 맞았다.

나종덕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다음 타석에서도 팬들의 함성을 받았다. 그는 “나도 어색할 정도”라며 웃었다. 처음 받아보는 팬들의 환대에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동료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종덕은 “아섭 형이 신난거 처음 봤다”고 했다. 안중열, 고승민 등도 자기의 일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나종덕은 자신에게 응원을 불어넣어준 주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포수라는 짐을 떠안았고 큰 부담감을 느꼈다. 비난의 목소리도 많이 받았다.

나종덕은 “내가 마음고생 한 것보다 부모님이 더 걱정이었다. 내 주위에서 힘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항상 힘을 얻고 있었는데 나도 이제 좋은 기운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나보다도 주위 사람들이 더 걱정일 정도였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