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후반기를 앞두고 변화의 바람에 맞닥뜨린 롯데 자이언츠가 첫 발을 뗐다.

롯데는 23일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을 발표했다. 주형광 투수 코치, 김태룡 수비 코치, 최만호 작전-주루 코치를 2군으로 이동시키고 손용석, 이우민, 홍민구 코치를 1군으로 불러들였다. 기존 1군 멤버였던 임경완, 윤재국 코치는 각각 투수 코치, 작전-주루 코치로 임무가 변경됐다. 1군 베테랑 코치들이 2군으로 내려가 신예-백업 육성에 주력하고, 1군 선수들과 연차가 크지 않은 2군 멤버들을 중용해 선수단 내 소통을 강화하는 취지의 인선으로 풀이된다. 사령탑 교체 후 코칭스태프 이동은 전례로 볼 때 격차와 시간이 문제였을 뿐, 예견됐던 수순이다.

두 번째 수순은 선수단 운영 방침의 변화다. 시즌 중반 사령탑이 바뀌는 팀들 대부분이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다.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트레이드와 남은 경기 수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선수풀을 적절히 활용해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적 부진의 원인이 된 빈약한 경기력에서 변화를 줘야 한다는 대명제를 이루기 위해 운영 방침의 변화는 불가피하게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공 감독 대행의 시선이 선수단 쪽으로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장 변경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상문 전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손아섭에게 주장직을 맡겼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인 손아섭이 갖춘 실력 뿐만 아니라 특유의 근성이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는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손아섭은 팀 성적 부진 속에서도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해왔고, 농군패션을 제안하는 등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전반기 중반까지 개인 성적을 좀처럼 끌어 올리지 못했고, 이것이 한때 팀 성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타율은 2할9푼1리(354타수 103안타), 6홈런 46타점, 출루율 3할6푼5리, 장타율 3할8푼1리. 득점권 타율은 2할8푼7리(101타수 29안타)다.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앞선 시즌에 미치진 못하지만, 최하위로 떨어진 팀을 끌어가는 주장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처진 팀 성적 속에 감독까지 교체된 최근의 상황이 주장 손아섭의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시즌 중 감독 교체가 이뤄진 팀들에서 부담 경감 차원에서 주장 교체가 이뤄진 예도 있다. 공 감독 대행도 고민을 해볼 만한 부분이다.

2군에 주로 머물렀던 송승준, 오현택, 채태인, 이병규 등 베테랑 선수들의 쓰임새도 관심사다. 이들은 지난해 주축 자원으로 활약했으나 올 시즌 초반 이후 기량 하락-잔부상 등을 이유로 2군과 재활군을 오갔다. 2군 기록은 송승준(11경기 29⅓이닝 4패3홀드, 평균자책점 7.36)이나 채태인(9경기 타율 1할9푼, 1홈런 5타점) 모두 기대에 미치진 못한다. 이병규(18경기 타율 3할7푼5리)는 최근 1군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부진했고, 오현택(9경기 8⅔이닝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12)은 시즌 초 1군에서 보였던 기복을 줄였을 지가 관건. 하지만 기량적인 측면을 떠나 베테랑인 이들이 1군에 합류해 선수단 분위기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측면에선 쓰임새가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후반기 중용될 신예-백업들에게도 이들의 존재가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