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이윤원 롯데 단장이 양상문 감독과 동시에 사임을 표하면서 팀을 떠났다.

이로써 이윤원 단장 체제의 장기 집권이 끝났다. 이 단장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올해까지 단장을 역임했다. 약 5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앞서 롯데는 이 단장처럼 장기간 동안 프런트에 머무른 이들이 많았다. 전임이었던 배재후 단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역임했고 이전에는 이상구 단장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8년이나 자리를 지켰다.

롯데는 이 단장의 사퇴를 알리면서 “적임자를 단장으로 곧 인선할 계획”이라며 새 단장의 조건을 나열했다. 완성도 있는 선수단 전력 편성, 선수 맞춤형 육성 실행, 소통이 되는 ‘원 팀(One Team)’의 완성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선수단 운영 등이었다.

마지막 조건이 눈에 들어온다. 롯데가 이제 구단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데이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롯데는 데이터보다는 선수 면면에 의존하는 팀이었다. 스타급 선수들로 전력을 꾸렸고 팀에 필요한 부분도 외부 수혈을 통해 메웠다. 롯데가 매년 스토브리그에서 큰 관심을 받고 10개 구단 중 선수단 연봉 1위를 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KBO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메이저리그의 영향을 받아 데이터 야구의 중요성이 더욱더 커졌다. 트랙맨 등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들이 많아지고 좀 더 세밀하게 상대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NC는 올시즌부터 스카우트 팀과 데이터팀을 합치며 데이터 활용에 좀 더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동욱 감독이 선임된 것도 ‘데이터를 잘 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외야수들은 이제 ‘페이퍼’를 들고 경기에 나선다. 타구가 오는 방향을 ‘감’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한다. 이제 데이터 없이는 야구를 할 수 없는 시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면 팀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 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육성에도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내야수, 포수 등 육성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는 롯데가 필요한 방향이다. 다만 이것이 또 다른 ‘프런트 야구’의 방향으로 갈 것인지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롯데 측은 후임 단장을 선임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 내의 사람은 물론 구단 외에 있는 사람들도 고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