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보다는 팀에 헌신적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108개의 실밥이 만드는 예측불허의 스포츠, 야구. 한 번의 스윙, 몸을 아끼지 않는 다이빙 캐치는 수만 명의 관중을 울리고 웃게 만든다. 9회말 2아웃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그 열정의 마운드에 도전하는 이가 있다.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되어 당당히 프로에 입장하는 우리 대학 야구부 신용수(체육·4) 선수를 만나보았다.
힘들었던 유년 시절 당시 LA 다저스의 선발투수 박찬호의 경기를 보면서 야구에 대한 꿈을 가진 그. "야구가 하고 싶어서 야구 배트를 사달라고 아버지한테 졸랐는데,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탓에 아버지가 직접 배트를 깎아주셨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야구였는데 벌써 프로진출까지 하게 되었네요"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학진학에 이르기까지 마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포수(C), 투수(P), 유격수(SS)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저의 장점은 탄탄한 수비력이라고 생각해요. 실책을 별로 해본 적 없었거든요. 타격이 아무리 좋은 타자더라도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출전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고 항상 경기에 임하고 있죠"라고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덧붙여 "특히 지금 뛰고 있는 유격수라는 포지션은 수비력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수비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주 포지션이 유격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3할 6푼에 달하는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만족보다는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주자로 나갔을 때 주력이 너무 느린 것 같았어요. 지난 시즌엔 도루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였죠. 그래서 코치님들을 찾아가 주루 스킬을 배웠고, 훈련 때는 먼저 나와서 연습을 했어요" 그런 노력 덕분일까 이번 시즌 그는 20경기에 출전해 11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성공률은 100%를 기록했다. "이렇게 항상 부족한 건 배우려고 노력하는 성격이에요"라고 덧붙였다.
학창시절을 포함하면 10년이 넘는 선수생활동안 그에게 항상 승리가 함께 한 것은 아니었다. 계속 웃으면서 이야기하던 그였지만 이 때만큼은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학생활 4년 동안 리그 우승을 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올해 TV 중계방송을 탄 경기에선 1승도 챙기지 못했어요.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죠. 대학에서 마지막 시즌이라 꼭 우승해서 후배들과 함께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그의 한숨에선 지난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있는 듯 했다. 그것도 잠시 "이 아쉬움 잊지 않고 프로에 가서 거기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해야죠"라며 웃어넘겼다.
야구에 대한 잡담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농담을 던지는 등 활발한 성격이었다. 평소 덕아웃에서는 에너자이저를 도맡아 언제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고 한다. 야구라면 언제나 어디서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였다.
야구하는 모든 순간순간이 행복하고 기억에 남아있다는 그도 시련을 피해갈 순 없었다. 바로 `부상'이었다. "대학교 2학년 때 큰 부상을 당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야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야구하는 즐거움을 다시는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죠. 그 때 가족들이 곁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어요. 진심으로 격려해줬던 가족들 덕분에 힘내서 재활을 시작했고 결국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죠"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흔히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노력과 더불어 야구를 즐겼던 그였기에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팀의 중심타선을 이끌 수 있었다.
운동선수들은 닮고 싶은 롤 모델이 한 명씩 있다. 그에게 묻자 고민도 없이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을 꼽았다. "자타공인 메이저리그 대표타자라고 평가받을 만큼 엄청난 실력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죠. 근데 전 실력보다 야구를 즐기고 매 순간 발전하기 위해 힘쓰는 모습에 매료되었어요. 모든 운동선수에게 풀기 힘든 숙제지만 그의 모습을 본받아서 항상 야구를 즐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라며 쑥스러워 했다.
인터뷰 섭외에서부터 한 시간 가량의 인터뷰까지 긴 시간에도 항상 집중하던 그의 모습에선 야구뿐만 아니라 매사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그는 "지난달 처음으로 사직야구장에 입단식 겸 시타를 나갔어요. 수만 명에 달하는 관중 앞에서 처음 서봤는데 그 때의 전율과 떨림을 잊지 못하겠어요. 그 떨림을 앞으로 오랫동안 간직해서 멋진 선수로 거듭나고 싶어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후회 없이 매 순간에 임한다'라는 좌우명과 `슈퍼스타'라는 꿈을 가지고 프로무대에 들어설 신 선수의 포부는 신인답지 않게 당찼다. 그의 열정은 롯데 자이언츠가 20여 년 간 이루지 못한 우승이란 꿈에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기현 기자
박기현 기자 parkdori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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