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인 성적은 나쁜 편이 아닌데.
"팀이 뒤지고 있을 때 나가는 상황이 많다. 최근엔 비기고 있을 때 나가서 너무 못했다."

-지난 20일 사직 두산전(0이닝 2볼넷 2실점)을 말하는 건가.
"표현은 안 했는데 마음이 정말 힘들었다. 나 때문에 졌기 때문에 고개를 못 들겠더라. 잠을 못 잘 정도였다."

-이유가 있을까.
"팀이 연승 중이었고, 그 경기에서 중간계투가 열심히 해줘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동점 상황 10회 마운드에 올라) 바보처럼 볼넷을 2개 내줬으니 얼마나 초라한가. 많이 힘들었다. '유니폼을 벗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라커룸을 들어가지 못하겠더라. 성적에 일희일비하면 안 되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

-바로 다음 등판(23일 대구 삼성전)에선 무실점했다.
"2이닝을 던졌지만 운이 좋았다."

-피안타율이 0.167이라는 걸 고려하면 결국은 컨트롤이 문제다.
"제구가 잘 되다가도 볼카운트가 몰리면 볼넷이 나온다.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돼서 그런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최근 2년 동안 많이 맞다 보니까 결과를 마운드에서 미리 생각하는 것 같다. 계속하면서 이겨내야 한다."

-그래도 득점권 피안타율이 제로인데.
"표본이 적다. 많이 던져봐야 결과가 나올 것 같다."

-5월에야 뒤늦게 1군에 등록돼 부담은 없었나.
"많이 좋아졌다. 나름대로 시즌 초반이니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등판하지만 2~3점 차에서도 내가 막아줘야 팀이 따라갈 수 있다. 그 속에서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스프링캠프를 가지 못해 답답했을 거 같은데.
"어깨 부상이 빨리 나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날 왜 써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최대한 편안하게 몸을 만들었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통증도 사라졌다. 지금은 괜찮다."

-어깨는 지난 시즌에도 계속 좋지 않았나.
"지난해 4~5월 쯤 사직 KT전 때 투구 후 팔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계속 통증이 오락가락했는데, 그게 반복되니까 투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병원에선 투수라면 다 가진 단순 염증이라고 해서 답답했다."

-1군 스프링캠프를 가지 못했다.
"'이러다가 옷 벗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기대보다 성적이 따라주지 않고 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그래서 더 안 되는 것 같다. 그런 걸 떨쳐내서 타자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그게 힘들더라. 롯데에 와서 보여준 게 없어서 죄송하다. 더 집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