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쓰다가 녹이 슬면 빼서 새것으로 바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톱니바퀴의 하나로 끝나고 싶지 않다.

그동안 낭비한 시간이 아깝다,톱니바퀴로써 낭비한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다.

이대로 녹이 슨 톱니바퀴로 인생을 마무리하는것이 맞을까? 아니면 이미 늦었지만 톱니바퀴를 탈출해 용광로에 내 몸을 던져서 불타는 고통과 각오로 재탄생하여 다른 무언가가 되는것이 맞을까?

마음은 정했지만 너무나도 불안하다. 내 앞의 용광로의 온도는 그 끝을 헤아릴수 없이 뜨겁고 나의 각오는 너무나도 나약하다.

사회에 나와 톱니바퀴로써 낭비한 3년 군대에서 낭비한 2년, 아깝다. 아까워. 너무나도 아까워. 그저 톱니바퀴로 만족했던 내가 너무 아까워.

더 이상 톱니바퀴로 살지않겠다 각오하고 자퇴한 대학교. 이 길이 맞는건지 너무나도 의심스럽고 지나온 시간들이 한심하다.

이제 내 경쟁자는 나보다 6살은 어린 학생들이다. 그들은 나를 보며 뭐라고 생각할까? 저 젊음이 부럽다. 너무나도 부러워. 하지만 열등감에 사로잡힐수는 없다. 이미 그럴 시간은 없으니깐.

1년 6개월, 나에게 남은 마지막 시간이다. 이미 뇌는 굳었고 iq120이라고 치켜세워주던 나를 자만케 하던 선생은 주위에 없다.

할수 있을까 자칫하면 톱니바퀴보다 못한 무언가가 될수도 있는 도전, 아직도 나의 각오는 후 불면 꺼질것처럼 너무나도 약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