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주먹이다."

"바람...주먹이요?"

현장 보존자료를 훑어보던 백창민 형사는 심란하다는 듯 오른손으로 하관을 쓸어내렸다.

"3급 특이체질자."

"3급이면 기동타격대에서 대처 가능한 수준 아닙니까? 염동력같은 초능력 계열은 2급부터잖습니까."

"물리적인 수단으론 이새끼 못 잡아."

"예? 대체 왜..."

"이새끼가 왜 바람주먹이냐. 간단해....주먹이 소리보다 빠르기 때문이야."

"....?

"때리는 소리가 들렸을 땐 이미 다음 공격이 들어오고 있다는 소리지. 상대가 통증을 느끼기도 전에 벌써 세 대는 더 때려박는다."

"그런 게, 가능합니까.."

"심플하게 강하면 돼. 인대, 근육, 골격, 순환계. 뉴런의 발달 정도부터 전신의 신경까지. 모든 육체능력이 생물의 범주를 벗어날까 말까 하는 경계에 있지."

벡형사는 파일을 테이블에 툭 내려놓고 이번엔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그리고 그대로 말을 이어갔다.

"그정도 반사신경이면, 과장 좀 보태서 벼락도 피할 거다. 총은 말할 것도 없고. 근섬유 강도랑 골밀도를 생각하면 권총탄 정도는 몸으로 받아내겠지.

특이체질 수사반 견해로는...마음만 먹으면 시속 86킬로정도 되는 속도로 두시간은 족히 뛸 수 있을 거라더군."

"허....."

"얕잡아보고 기타대를 투입했다간 사상자만 더 나와. 위에선 3급이니까 어쭙잖은 이능수사반 말단놈들이나 투입하겠지. 그래선 안 돼."

"그럼..."

결론이 났다는 듯, 백 형사는 얼굴에서 손을 떼고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그리곤 산뜻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늑대."

"예?"

"타르타로스에 연락해서 늑대한테 면회신청 넣어둬."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그대로 브리핑 룸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