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어떤가, 식인백작? 다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역전당한 기분은?”

이딴 질문을 던지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나를 편하게 죽여줄 마음은 없는 모양이다.

뭐. 나쁘지는 않다. 지금 당장 죽지 않는다는 건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우위성을 과시하는 것은 곧 사망 플래그와 직결된다.

보통 이 시점에서 미지의 힘이 각성하거나, 아니 면 동료가 구하러 오곤 하지.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나는 주인공이 아니기에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혈통에 잠재된 힘도, 우연히 입수한 수수께끼의 아이템 따위도 없다 지금의 나는 단지 끔찍하게 살해당해 주인공의 각성 플래그를 세워주는 조역A,

‘주인공의 친구’ 일 뿐이다.

놈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한 순간 터메릭은 신백영에게서 자신의 조각을 회수했고, 척추를 끊어 행동을 봉쇄한 순간 잘려나갔던 팔이 멋대로 움직여 나를 제압했다.

복선도 개연성도 없이 노골적인 악역 보정. 주인공에게 쓰러질 운명인 악역이 조역에게 죽지 않게 하려는 강화.

이대로는 몇 번을 몰아넣어도 빠듯하게 역전당할 거다.

이세계로 돌아온 이후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강렬한 생존본능이 사고를 가속한다.

조역인 나는 터메릭을 쓰러뜨릴수 없다.

터메릭은 주인공에게만 쓰러진다. 그렇다면 내가 터메릭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내게는.....주인공보정 같은건 없다.”

“뭐?''

“하지만, 복선은 있지.”

생각한다.

내 소꿉친구는 이 세계의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다.

기억한다.

스콘 선배는 스스로 기척을 줄여 잠시나마 자신의 배역을 바꿀 수 있었다.

떠올린다.

언제나[대본확인]으로 봐왔던 [주인공]을.

그걸 다시 [최종분석]으로 해석하고, 마탄에 개념으로서 주입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마탄을 장전한다.

조준은필요없다.

이 마탄이 향하는건 바로나니까.

"----■■중복합마탄 [운명개변]”

[김현수 l 조역 l 속성: 주인공의 친구]--->[김현수 l 주인공 l 속성: 다크히어로]

1권에서 모든 힘을 다 쏟아버린 마검마탄은

4권에서 또 다시 모든 힘을 쏟아버리고

5권이 쓰레기처럼 망해버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