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엄마 유설화연이 쌓은 돌담을 무너뜨리고 유설화연이 매달아놓은 서낭나무의 방울을 뽑았거든요

유설화연에게 그 일을 털어놓았지만 유설화연은 믿지 않았어요 

정성희정은 그를 뒤쫒았지만 유설화연이 말렸지요

정성희정은 그 남자가 어머니를 가져가버릴까 두려웠어요

남자와 유설화연은 가까워졌고 이윽고 유설화연은 남자를 따라 천국이란 곳으로 가겠다고 딸을 설득했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성가가 흐르고 천사들이 인도하는 땅으로 가자

그러나 정성화연은 떠날 수 없었어요 그 남자를 믿지 못했으니까요

결국 유설화연은 십자가 목걸이를 정성화연에게 넘겨주며 십자가에 기도하면 너도 천국에 올 수 있을거라 말했습니다

그에 정성화연은 팔찌를 어머니께 주며 내가 보고 싶거든 팔찌를 따라 오세요 말했습니다

둘은 십자가 목걸이와 팔찌를 나눈 뒤 헤어졌습니다 어머니는 남자를 따라 천국으로 갔습니다


정성화연은 그 남자를 미워합니다 어머니를 앗아갔으니까요

그러나 정성화연은 그 남자를 미워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사랑했던 사람이니까요

십자가에 기도하고 어머니를 따라가고 싶은 밤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를 믿는 더 불쌍한 사람들이 너무나 가여워

아직은 떠나지 않기로 해요


두 모녀는 만날 수 있을까요?

만난다면 어디서 만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