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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3 18: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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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는 팔병신이었다.

날 적부터 외팔이였는지 아니면 칠칠맞지 못하게 당신 팔을 아무데나 흘리고 다녔는지는 몰라도, 사부는 팔병신이었다.

하지만 모자란 몸만큼이나 마음은 채워졌는지 좋은 사람이었다. 풍족하지 않은 때에, 부족한 몸으로 오갈 데 없는 천애고아를 거둬들였으니 어찌 좋은 사람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그 고아에게 마법마저 전수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마법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그 물음에 무어라 대답했더라,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마 유리구두나 호박마차 따위의, 동화 속 이야기라도 내뱉었으리라. 사부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이란 인간의 의지를 세계에 새기는 거다. 인간의 자그마한 자아를 억지로 비대화해 세계에 대는 것이지.

사부는 근엄하게 고개를 주억이며 그리 말했지만 꼬맹이에게 그런 말이 통할 리도 없다. 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에 사부는 으음──하며 조금 고민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믿는 거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내가 불을 쏜다고 믿으면 불이 나간다는 거지.

그러면 믿으면 다 이루어지는 거예요──라는 나의 질문에 사부는 씁쓸하게 웃었다.

──믿는다고 다 이루어지면 세상이 남아났겠느냐. 인간의 자아는, 의지는 그만큼 커다랗지 않단다.

그리 말하는 사부의 왼소매 자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아무래도 사부는 자신의 왼팔이 생겨나는 걸 상상할 만큼 자아가 크지 않았다는 말이리라. 사부의 그 씁쓸한 얼굴이 잊히지 않아서──나는 그 말만큼은 잊지 못했다.

그래서──.

“자네는 척 보면 모르겠나? 이 멋들어진 뿔하며 매끈한 꼬리하며 누가 봐도 반인반룡이 아닌가!”

스스로를 반인반룡이라 하는 소녀를 보았을 때,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세상에 용은 없었다. 즉──.

‘이 년……, 미친년이구나……!’

그것도 상상 이상으로, 무진장 미친년이었다.

지메일에 쳐박혀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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