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강직성척추염

ㅂㅂㅂ(112.155) 2010.11.27 19:09:36

조회 543 추천 3 댓글 10

강직성척추염이 있는사람중에는 히키코모리처럼 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시간보내는사람이 많다합니다. 사회성과 활동성이

떨어진다는것이죠. 저또한 그렇습니다. 그나마 5년전까지는 이런저런 알바도 알아봤습니다만 적응에 실패한이후 계속 히키코모리처럼

살면서 나이만먹었습니다. 주위에서는 빈둥거린다며 욕만대해니 너무 억울했습니다. 아픈것도 서러운데 욕까지먹으니 정말 자살하고싶더군요

그래도 꾹참으면서 (사실은 자살할 용기가 없었다는게 맞겠죠) 어떻게든 원인을 찾기위해 노력했습니다만 31살을 몇달 앞둔시점에서

알게된것은 치료는 불가능하고 단지 악화를 예방하는것만이 가능하다는 강직성척추염 이라는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취업이고뭐고

20대후반 백수라도 몸건강한분들이 부럽습니다. 적어도 자신의 의지가 삶을 바꿔놓을수는 있으니까요. 정말 몸이 가벼워지고

활동적으로 움직일수만 있다면 2교대 생산직이라도 견뎌낼것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활비가 떨어진다면 더이상 삶을 영위할수 없는

신세입니다. 병원관계자나 의사선생님께 저 강직성척추염입니다 라고 말하니 먼저보이는 반응이 저런....입니다. 그럴때마다 이게 아닌데 싶더군요.

병만 아니었다면 정말 인생이 바뀌었을텐데. 무엇이든 죽어라 열심히 노력해봤을텐데...

삶은 소중한것입니다. 강직성척추염인 저도 벌레같은 히키코모리의 삶을 이어가고있는데 그에비하면 몸건강한분들은 자신의 의지에따라

바꿔갈수있는부분이 너무나 많은것입니다. 이미 저는 통증에 지칠대로 지쳐서 30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얼굴이 변했습니다.

이젠 온라인게임을해도 하나도 즐겁지 않습니다. 저의 인생은 통증에 시달리지 않았던 10대 중반에 사실상 끝났던것같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즐겁다고 느낄때라도 있었습니다.

아픈몸으로 억지로라도 아무 알바자리를 구한적도 있습니다만 점점 힘든게 확실합니다. 제대로 하질못하니 알아서 해고해주더군요. 이제는

사회적으로 아무 쓸모없는인간. 일본애니를 보니 다메닝겐 이라고 하더군요. 왜 이런글을 쓰냐면말이죠.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억울하고

저보다 높은 삶의질을 누리는 다른분들이 부럽습니다. 죽을땐 목메달고싶은데 겨울이라 추워서 그런짓도 못하겠네요. 세상에대한 원망은

별로 없습니다. 저같은인간도 굶어죽지 않는것만봐도 한국은 그럭저럭 사람살만한 나라죠.

그리고 정신적 소외감 우울증....이게 정말 무섭더군요. 히키코모리로 살게되는이유가 말이죠. 이런것들이 무서워서입니다. 피시방

알바를 몇달간 했었는데 거기서 어릴적 친구들을 몇번 마주쳤습니다. 멋지게 성장한 친구들에비해 제 모습은 비록 아파서라고는

하지만 초라하기 짝이없었죠. 결국 저는 모른척 자리를 피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너무 아픈기억입니다. 아프지않았을때는

누구에게나 당당하고 남들과 경쟁하며 살았는데 말이죠.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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