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vs 서비스업 ─ 섬상과 사과를 기준으로
섬상은 \'제조\'하면, 지구인 누구나 인정하는 기업으로 가희 공구리의 제왕, 제조의 끝판왕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그 외의 사회, 문화적, 특히 인문학적 소양은 제로에 가깝다.
또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과 회사 자신과 공생하며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라는 개념은 뇌속에 가지고 있지 않다.
사과는 컴퓨터를 제조하는 기업으로서 창립이래 오랫동안 독자적이고 폐쇄적인 노선을 걸으면서
IT업계의 변방으로 밀려나 피폐해지고 찌질해지기로 유명한 회사였다.
다만 최근 최고경영자의 원맨쇼적인 카리스마(고급 사기술?)와 시대정신의 총아를 구현해낸 몇몇
히트제품들(음악재생기,지능형전화기)로 회사분위기를 일신, 현재 지구정복 전 단계에 와있는,
가희 21세기의 빅브라더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독점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제조기업이라는 교집합이 있자만 사과사의 경우 제조는 거들뿐이고
사실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을 주업으로 한다는 점이 섬상과의 차이점이다.
경영스타일에서도 두 회사는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섬상은 수직계열화 즉, 볼트 너트 하나부터 최종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자사가 모든 것을 다 하는 스타일이고
사과는 왠만한건 아웃소싱, 오픈이노베이션을 주로 활용하고 자사는 핵심역량, 오직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상반되는 두 회사의 운영철학에는 일장일단이 있어서 현재시점에서는 꼭 어느 한가지가 일방적으로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섬상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비교우위적인 강력함을 보이고 있고 사과는 감성적인 부분, 문화적인 부분에서 앞서고 있다.
그러나 통섭기술과 융합기술이 중요해질 미래에는 사과의 방식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중 하드웨어 부문은 짱깨국이나 원숭이국이나 천조국 모두 상향평준화되어
엇비슷해지고 있는 추세인 반면, 소프트웨어 부문은 기술격차가 크고 진입장벽이 높아 네트워크법칙(메칼프법칙)에 따라
한 번 쏠림현상이 발생하면(한 번 기회를 놓치면) 만회가 어려운 핵심기술, 즉 경쟁력의 핵심요소기 때문이다.
사과가 집중력을 발휘하는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확대해보자.
사과제품에는 사과제품만의 \'목소리\'가 있다. 일례로 사과의 제품을 관통하는 테마는 \'디자인\'이다.
음악재생기면 재생기, 전화기면 전화기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북유럽식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누가봐도 한눈에 \'아, 사과제품이군.\'이라는 정체성과 차별성을 뚜렷이 각인시켜준다.
반면 섬상은 그런 아이덴티티가 없다. 각 제품은 차별화가 부족하며 디자인에서도 이렇다 할 일관성이나 철학이 없어서
상표를 가려놓으면 이것이 마데 인 대륙제인지, 섬짱깨가 만들었는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차별성은 질적 측면으로 가면 더욱 도드라진다.
인간의 인지능력에 대한 고려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감각적인 인터페이스, 기민한 반응속도, 맥OS와 iOS라는 소프트웨어 인프라,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다른 기업과의 공동 생태계는 다른 기업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사과사의 독특한 점이다.
다른 회사들이 \'제품자체\' 나 \'스펙\' 을 홍보할때 사과는 제품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를 말한다.
고객의 활용성을 고려한 토탈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 점은 사과 제품의 생명력을 일회성 제품개발·판매에서 끝내지 않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 생활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과는 늘 자사는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이런 슬로건은 자사가 파는 것은 다름아닌 사용자 경험이라고, 제품이 아닌 문화라고 역설하는 스타벅스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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