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에 따르면 ‘서른, 아홉’을 집필한 유영아 작가는 “애정을 갖고 오래도록 놓지 못한 시나리오”라며 영화 시나리오로 출발했던 ‘서른, 아홉’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처음에는 ‘서른, 하나 둘 셋’이란 제목으로 세 친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전작 ‘남자친구’를 집필한 뒤 다음 드라마를 구상하던 중 ‘이 작품을 드라마로 바꿀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 유영아 작가는 한 단편 소설 속에 나오는 입양아 청년에 가슴 깊이 차오르는 감정을 경험했다.

유영아 작가는 “지금은 자신의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지만, 저 역시도 순탄한 어린 시절을 지내지 못해 그런지 기저에 깔린 ‘존재의 불안감’이 크게 공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서른, 아홉’ 제목에 담겨 있는 의미도 설명했다. 유영아 작가는 “제가 20대 초반일 때 서른은 꽤 근사해보였다. 스물 아홉이 되면 기대가 될 것 같았다”며 “하지만 막상 되고 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냥 살아내는 것이 숨차고 고달파 별다른 정서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또 “서른은 뭔가가 돼 있기에 이른 나이구나, 더 격동해야 하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유영아 작가는 “서른 아홉이 됐을 땐 달랐다. 곧 마흔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됐다. 마흔은 불혹이라며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지만, 365일 훅하는 나이가 오히려 마흔”이라며 “그 목전에 있는 긴장 가득한 나이, 서른 아홉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제 마흔 아홉이 돼 쉰을 목전에 두고 있자니, 서른 아홉도 청춘이다”라는 소회 속에 지난 시절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드라마에 담았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시한부, 입양아 등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유쾌하게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도 담겼다. 유영아 작가는 “사람들에게 자동차를 바꿨을 때나 집을 샀을 때 오는 행복함은 생각보다 유효기간이 짧다고 한다”며 “인간관계가 얽혔을 때 오는 불행함은 깊숙이 파고들어 오래도록 지속된다고 한다. 우리가 어려움이 흔들릴 때 가장 큰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건 돈과 명예가 아니라 주변인들과의 솔직하고 따뜻한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시한부든 입양아든 존재감이 있든 없든 진솔한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영아 작가는 “‘서른, 아홉’은 배우들이 주된 동력이다. 너무나 감사한 캐스팅”이라며 “기존 캐릭터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신 배우들의 연기에 깜짝 놀랐고 매우 감사하다. 역시 최고의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