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는 깊이를 알 수 없다
너무 깊어 까맣게 보일 정도로 캄캄하다

겉은 잔잔한 호수같아 보여도 속은 거친 물살이 흐른다
수가 생각이라면 임수는 생각이 쌓이고 쌓인 저장소라 할 수 있다
많은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리 시뮬레이션 돼 있어서
긴박한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위험에서 벗어날 확률이 크다
두뇌회전(CPU)이 빠르다기보단 하드 용량이 크다

사람들은 임수를 보며 속을 감추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굳이 거친 물살이 흐르는 깊은 속까진 드러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임수 입장에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항변할지 몰라도 다른 일간은 임수만큼 깊이가 깊지도 않고 거친 물살이 흐르지도 않는다 겉모습과 속이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화는 모두에게 빛을 골고루 나눠주는 게 소임이다
그 빛은 휘어짐이 없고 천지사방을 다 비추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생각 그대로 표현한다
숨기고 감추는 건 병화와 맞지 않는데
병화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을 털어놓는 건 하지 말아야 할 큰 실수다
병화는 다 드러낸 상태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자신을 가려버리는 계수를 꺼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켜 버리는 신금과도 어색한 관계다

병화의 역할을 가장 확실히 발휘할 수 있는 건 임수와의 관계다
너무 깊어 속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임수를 비추면
병화도 기쁘고 임수도 그것이 반갑다
병화는 뜨거워서 경솔함이 있는데 임수의 차가운 기운으로 한 템포 늦춰 줘서 경솔함의 재화를 예방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