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음으로는 이해를 못하는 거 같음

어느 순간에도 마음속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인간의 당연한 습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을 향한 애절한 마음으로 담아두고 있다고 해서
그 감정에 무조건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는 건 안 맞는 경우가 많음

그 사람이 지닌 어떤 매력이나 가치가 더 좋은 것이거나
그 사람을 신경쓰며 안절부절 못하는 내 말랑해진 마음에 취했거나
그 사람한테서 어떤 쓰임새가 있을 것 같은 필요성을 느끼거나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미시적인 권력관계에서의 작은 우월감을 줄 수 있다거나

이런 심리적 조건이 훨씬 먼저 선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음
사람 자체가 좋다는 의미로 나 자신의 마음을 속이기엔
머릿속에서는 좀 냉철하게 그 사람의 면면을 막 분석해댐

특히 화왕절이나 화다자는 더욱 그러할 건데
이 사람의 하나가 좋으면 다 좋다는 인식 같은 거 없을 거 같음

이 사람이 어떤 형식으로 행동해주거나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줘야
그런 전제조건 바탕으로 관계를 시작하고 싶어함

그래서 다시 보자면,
화왕절은 사랑을 모른다기보다는
사랑이 태동하는 순간의 조건에 많은 시선이 담겨있다는 생각임
여러 시선들로 보여지는 것
좋게 보여질 수 있는 것
나 자신이 나를 객관화해서 봤을 때라든지
사회적 시선에서 관계를 봤을 때 그럴싸한 지점이 있어야한다든지

마음이 통하기 위한 조건을 자기도 모르게 다는 게
화왕절이나 화다자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