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더본게임보다가 ka-50/52 사출좌석 얘기나오는데 헬기에 사출좌석 안쓰는 이유를 마치 작전성을 위해 파일럿의 생명을 경시하는듯한 늬앙스로 얘기하길래 생각나서 끄적거립니다. 예전에 의무병과 마크도 그렇고 유튜브영상보다가 생각나면 군갤에 끄적거리게 되네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의무병과 마크 기원 글 사진 올린거 다시보니 사진 짤렸더군요. 귀찮아서 수정안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미 육군이 헷갈려서 뱀1마리 쓴다는게 2마리 썼다가 지금 이꼴났다는 내용인데, 외국자료랑 논문 조금만 뒤져보면 나오는 간단한 내용이라 걍 방치중입니다.
심심하면 수정해서 다시 올릴게요.
편의상 반말로 작성하며, 오류 관련 지적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1. 헬기는 어떻게 비상착륙하는가?
영화나 게임같은데서 보면 이런식으로 헬기가 땅에 꼬라박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은 적에게 피격을 받거나 해서 동력계를 상실하고 헬기가 뱅글뱅글 돌다가 수직으로 꼬라박는 장면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헬리콥터는 비행기에 비해 위험하다는 인식이 크다. "비행기는 동력을 잃어도 활강후 활주로나 평야 같은 곳에 비상착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과연 사실일까? 아래의 영상을 보자.
이 영상은 우리가 노인학대하면서 잘 써먹다가 얼마전에 퇴역시킨 UH-1H...의 개량전 버전인 UH-1D의 메인터넌스를 위한 시험비행중 한 과정으로, 비행중 엔진의 파워를 중단시켜서 메인로터의 RPM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보다시피 영화에 나오듯이 광속으로 꼬라박은 아니고 생각보다 천천히 떨어지다가 착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비행중 동력을 상실하였을 때 최대한 메인로터의 동력을 살려서 활공하여 고도를 천천히 내려서 착륙을 시도하는 것을 오토로테이션(Autorotation)이라고 한다.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대충 이해가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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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헬기의 엔진이 멈췄다고 해서 회전하던 메인로터도 바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에 프리휠이 있어서 주행중에 페달을 멈춰도 바퀴가 계속 도는 것처럼 메인로터도 프리휠링 클러치가 있어서 엔진이 멈추더라도 기존에 회전하던 관성을 가지고 계속 회전한다. (그리고 엔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오버러닝 클러치로 인해 엔진과 메인로터 사이의 동력전달을 끊을 수 있다)
어쨌든 엔진이 멈추면 헬리콥터는 중량으로 인해 천천히 하강하게 되는데, 이때는 위의 그림과 같이 상승기류가 발생하게 되어 로터의 회전이 유지되고 양력을 어느정도 얻을 수 있다. 이 상태가 바로 오토로테이션으로, 이렇게 양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기존의 메인로터의 동력을 살려서 활공하여 고도를 천천히 내리고 착륙을 시도하는 것이 헬기의 비상착륙 절차이다. 이 경우 활강 후 비상착륙을 진행하는 비행기와는 달리 긴 활주로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비상착륙을 해야하는 사고상황에서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헬기가 비행기보다도 약간이나마 더 안전한 측면이 있다. 오토로테이션은 헬기 조종사 교육에서 반드시 배우는 내용으로 아래의 절차를 거쳐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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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다면 왜 헬기에는 사출좌석을 안다는건가?
간단하다. 사출좌석 쓰면 로터랑 충돌하니까. 프로펠러 동조장치가 개발되기전 전투기에 전방기총을 달지 못한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메인로터와 동조해서 사출좌석을 날린다는건 말이 안되는 소리니 사실상 불가능한게 헬기의 사출좌석인데,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바로 산림청이 사랑하는 Ka-32의 제작사 카모프가 선보인 따끈따끈한 신작, 불곰국의 공격헬기 Ka-50 / Ka-52
이녀석들은 위의 영상과 같이 사출좌석을 작동하면 먼저 로터에 설치된 폭약이 기폭하면서 블레이드가 떨어져나가고 다음으로 사출좌석이 작동되는 방식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단순한 방식인데 다른 헬기에서는 이러한 사출좌석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왜일까?
바로 앞에서 얘기한 오토로테이션이 불가능하기 때문.
헬기의 비상착륙에서 가장 중요한게 메인로터의 동력을 최대한 살려서 활공하다가 천천히 착륙하는 것인데, 최후의 생존수단인 메인로터를 통째로 날려버리니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 게다가 오작동이라도 발생하여 블레이드는 떨어져나갔는데 사출좌석이 작동하지 않으면 탑승객 전원은 100% 사망한다. (실제로 시험비행 중 발생한 사고이다) 탑승자의 생존을 보장하는 안전하고 보편적인 방식을 두고 굳이 위험한 방식으로 파일럿의 생명만을 보장하는 방식을 굳이 적용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이러한 사출좌석이 효과적인 상황은 있다. 가령 처음부터 메인로터가 파손됐다면 오토로테이션이고 뭐고 불가능하다. 메인로터 고정부에는 메인로터 고정너트(Main Rotor Retaining Nut)가 존재하는데, 이녀석 별명이 바로 예수님 너트(Jesus Nut)다. 여기가 고장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오토로테이션이고 뭐고 모든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수님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워낙에 유명한 별명이라 위키피디아에도 개별문서가 있으며, 문서이름도 공식 명칭이 아닌 별명으로 작성되어 있다.(Jesus nut - Wikipedia) 꼭 예수님 너트가 아니더라도 로터 마스트가 부러지거나 해서 로터가 파손됐다면 예수님이든 부처님이든 찾아야하며, 이때는 사출좌석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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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로터 고정부의 구조, 아래는 벨 222U의 예수님 너트)
다만 이렇게 메인로터가 파손됐다는 것은 기체 정비 단계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 외에는(실제로 Ka-50/52는 2중 동축반전로터를 적용해서 정비하기 까다로운 편으로, Ka-32도 똑같이 동축반전로터라 정비하기 까다로운 녀석으로 유명하다) 1.적의 공격으로 상부 로터가 파손되었거나 2.비행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는 뜻인데, 비행하는 헬기 특성상 상부에서 공격을 받은 확률은 낮으니 대부분은 대공미사일에 의한 피격일 확률이 높다. 근데 이 경우는 상부 로터만 맛이 갔을 확률은 낮고 높은 확률로 헬기 자체가 골로 갔을 것이다. 즉 사출좌석을 작동하네 마네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ex. 직격이 아닌 기총 or 미사일 근접신관 작동에 의한 상부 제한적 파손 등) 전반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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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러한 사출좌석은 편대비행 중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편대비행 중 사출좌석이 작동할 경우 폭발로 떨어져나간 블레이드로 인해 인근 아군기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으며, 이때문에 경쟁기종인 Mi-28 미키마우스 제작사 밀 설계국은 '블레이드가 35m나 날아가는 불안정한 기술"이라고 언플하기도 하였다. 카모프 주장으로는 작전시 안전거리를 전술교리에 명시해서 문제없다고 하는데, 저공에서 저속으로 작전하는 헬기가 이렇게 넓은 대형으로 편대비행을 하는 것이 과연 어떨런지... 그리고 작전중에 불가피하게 인접해서 비행을 하는 상황도 많을텐데 이때는 사출좌석을 작동할 수 없다. 그리고 사출좌석을 작동해야하는 긴급한 상황(앞서 언급한 상부로터 파손 or 비행제어 불가능)에서 안전거리를 확인할 상황이 될지도 의문이고.
정리하자면 헬기에 사출좌석은 여러모로 애매하다는 것이다. 작동할 수 있는 상황은 제한적인데, 추가적인 장비를 설치하다보니 무게가 증가하고 기동력은 저하되며 정비소요도 증가한다. 게다가 아군기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까지 높으니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헬기에 사출좌석은 꽤나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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