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금토 야간인데 매주봤거든
항상 롱패딩 차림에 눌러쓴 모자 낡은 쇼핑백 두개 나이 드신 할머니
딱 보면 노숙자 느낌이셨음 짤짤이로 뭐 사가고 봉투 받아가시는
그냥저냥 계산하고 가시니까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오늘 자정에 마스크 안한 차림으로 오셔서 마스크 두장, 아폴로 하나 사시고 앉으시는 거
처음 봤을 땐 아 오늘 좀 쌀쌀해서 몸 좀 녹이고 가시려나 보다 했는데 시발 20분 쯤 지나니까 주무시는거 ;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 소심해서 뭐라는 못하고 지켜보다가
오줌 마려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깨워드리고
저희 물품 채워야한다.
손님께서 여기 계속 앉아계시면 제가 뭘 할 수가 없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리니까 깜짝놀라셔서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나갔거든?
이 때가 한시임
그래서 가셨나보다 하고 화장실 다녀와서 쉬고 있는데
두 시 쯤에 아저씨 두분이 물품 고르느라 카운터 앞쪽 코너에서 좀 오래 서 계셨음
근데 아저씨 두분 나가자마자 할머니가 달려들어오시더니
방금 나간 두사람 혹시 나에 대해 이야기했나요? 이러는거
당황해서 아니라니까 다시 나가더라.
시발 매장 밖 파라솔에 계속 앉아 있었나봐
우리 매장이 조금 큰편이라 카운터에선 파라솔이 안보임
대충 예상은 했는데 저기서 주무시려나 싶어서 조금 걱정 됐음
근데 두시 반에 다시 들어와서 따뜻한 커피 하나 사시더니 이번엔 앉아서 노트랑 펜으로 뭘 계속 적는 중
좀 이상한게 10분 간격으로 나가서 10초에서 20초 사이동안 어디 다녀옴 이 짓을 지금 한시간 동안 반복중
좀 있다 4시에 청소랑 물품 채워야 되는데 이분 어떻게 해야함??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나 조금 무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