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향수 파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일했거든. 어딘지는 말 안 할게. 그만뒀으니까ㅋㅋ(나쁘게 그만둔건 아니야. 좋은데였어)
그냥 주문 온거 뽑아서 물건 챙기고 내보내는 그런 사무직을 1년정도 했었는데
디씨에 이런데가 있는줄 모르다 첨 알고와서 보니까 이런저런 말이 많네 ㅋㅋ
근데 너님들이 모르는게 있어.

향수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아냐?

일단 제조사는 외국에 있고 우리나라에 수입하는 회사가 브랜드별로 하나씩 있어.
거기서 자기들이 다이렉트로 파는 곳은 백화점이랑 면세점이야.
면세점보다 인터넷이 싼게 말이 안된다고? 면세점은 그저 소비자가에서 세금만 뺀 가격에 파는거야.
백화점은 말그대로 소비자가격에 파는거고.백화점에 입점하면 수익에서 35%인가를 백화점측에 내야된다.
일단 적어도 35%는 거품이라는거지.

그럼 백화점 외에 매장들은 어디서 받냐고?
본사에서 그 많은 매장들에 물건을 하나하나 대줄려면 힘들지.
그래서 대리점이라는 게 있어. 대리점은 말그대로 국내에 있는 수입사들에게서 물건을 받아서
매장에 갖다주는거야. 중간에 유통경로가 더 있을 수도 있고.(그럼 가격은 점점 올라가지)
그런데 그 대리점들이 도매만 할 것 같냐? 본사에서 바로 들어와서 유통마진이 없고, 그럼 거의 원가에 가까운데
가격을 칠 수 있는 인터넷판매도 하지 않겠어? 너님들이 사장이라도 하겠지? 가격이 싸니까 그만큼 많이 팔릴테고.
쇼핑몰중에 좀 큰데 있지? 가격도 싸고 종류도 많은 유명한 데. 거의다 대리점이라고 보면 된다.
사업자 상호에 (주) 주식회사 이런거 들어가있으면 거진 대리점.
작은 쇼핑몰들은 그 대리점에서 또 물건을 받아와서 그만큼 더 비싼거다. 물론 많이 남길려고 비싸게 팔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가격이 너무 싸니까 의심되지?
생각을 해봐. 매장에 도매로 주는 건 거의 한달 결제야. 근데 인터넷은 현금이 바로바로 들어오잖아?
그리고 매장에는 물건 주면서 테스터도 껴줘야되고 샘플,미니어쳐도 줘야된다. 근데 인터넷은 테스터랑 미니어쳐,
샤워젤 조그만거 다 팔잖아? 것도 역시 현금으로 바로바로 들어오고. 그러니 더 쌀 수 밖에.
그리고 백화점가격이 정말 거품이 심하다. 대리점에서 받는 원가는 사실 소비자가의 5~60%밖에 안돼.
그리고 인터넷몰 요새 얼마나 많냐. 경쟁 심하겠지? 그럼 점점 가격도 내려가. 거의 원가에 가까워. 오히려 테스터 이런 거
비율 때문에 원가보다 더 쌀 때도 있다. 그럼 뭐 먹고 사냐고?
아까 말한 대리점들이 가격이 싼만큼 엄청 많이 팔리겠지? 그럼 하루에 택배를 몇개나 보낼까?
택배사에서 정말 2500원 받고 물건 배송해줄 것 같아? 아니지. 훨씬 싸다. 향수는 부피도 작고 많이 나가기만하면 택배사에게는 최고의 고객이지.
택배사도 한두개가 아니니 경쟁을 할테고. 그럼 가격이 계속 내려가. 그럼 2500원 받아서 포장비,직원월급 등등 제하고나도 어느정도 남아.
너님들 인터넷몰이니까 집에 대충 물건 쌓아놓고 보낼거 같지? 하루에 천박스가 넘게 나가는 곳도 있다. 적어도 몇백박스는 나가지.
이제 가격에 대한 의문은 어느정도 풀렸을테고.

물 탄거 아니냐는 말 많은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향수 갖고있는거 한번 봐라.
열리냐?
완전 납땜이 돼있는데 그거 티 안 나게 열어서 다른 거 섞고 다시 티 안 나게 닫을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까?
할 수는 있을까? 하루에 나가는 물건이 몇천갠데 그거 하나하나 손봐?
그리고 니네 공부 안 했냐? 물이랑 향수가 섞여? 향수에 물 한번 타봐라. 어케되는지.

백화점용이랑 인터넷용 향수가 따로 있다는 말이 있는데
각각 제품마다 법적으로 등록된 제품명이 있는데 성분이나 함량이 다른 두가지의 제품이 나온다면 그건 당장 쇠고랑 찬다.
그리고 회사 다니는 사람들 알겠지만 회사마다 매입,매출에 대한 세금을 신고하고 낸다. 가짜향수라면 매입 자료같은데 있을리 없고
그럼 매출은 매입에 비해 엄청난데 그거 빵꾸난 거 세무조사라도 나왔다간 회사 당장 문 닫아야돼.
수입사에서 제조사도 아니고 그렇게 이름은 같고 다른 제품 만들 수도 없고 만들어서도 안된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가짜향수 팔다가 걸리면 끝장나는 건데 누가 그렇게 하겠냐. 하루에 몇천개 팔리는데 그 중에 가짜인 거 눈치 채는 사람이
없을리가 없잖아? 있으면 그중 신고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근데 걸려서 문 닫는 거 본적 있어?
그리고 수입사에서 자기네가 돈 들여서 수입하는 향수를 가짜 만들어서 팔아서 자기네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키는데 가만 있겠냐?
몇년전에 가짜향수가 한번 들어온적이 있었는데 업계사람들 말이 딱 봐도 허접한게 가짜인거 알 수 있었고 수입사에서 바로 자기들 돈 들여서
다 사들인다음에(유통 안 되게) 법적절차 밟아서 들여온 놈들 다 고소했다고 하더라.

테스터는 정품이랑 다르지않냐고들 하는데 위에서 말했듯이 성분이나 함량 다르면 같은 이름 붙이고 절대로 나올 수가 없다.
테스터는 그저 비매품일뿐이고 시향용으로 쓰도록 나온거라 굳이 필요없는 뚜껑이나 박스가 필요없으니 전부 생략한거고
젤 이상하게들 생각하는 에끌라 테스터에 붙은 스티커. 에끌라 병이 원형인데 그 스티커가 매끄럽게 붙을리가 있냐?? 된다면 해봐 한번.
비매품인데 그걸 굳이 어렵게 깨끗하게 붙이겠어? 그냥 테스터라는 거 구분하기 위해 붙이는 건데.
테스터가 싼건 위의 이유이기도하고, 사실 대리점에서 공짜로 받는게 테스터야. 덤이지. 그래서 향수가격이 더 떨어지기도 하는거고.
쉽게 설명하자면 만원짜리 물건 10개를 들여오는데 테스터가 1개 덤으로 와. 참고로 미니어쳐랑 샘플도 덤으로 온다.
그럼 10만원에+테스터 하나. 그러면 그 물건을 그대로 개당 만원에 팔고 테스터도 5천원정도, 미니어쳐랑 샘플까지 팔면 남겠지?
이제 대충 감이 와? 테스터는 향이 빨리 날아간다느니 가짜일 수 있다느니 다 쓸데없는 걱정이다.
다만 단점이라면 테스터는 라벨이 없으니 제조일을 알 수가 없는건데 인터넷으로는 테스터가 더 많이 팔리기 때문에(정품은 도매로 나가니까
비율은 계속 맞고)제조일 오래된 건 사실 갖고있기 힘들다. 그러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제조일자 걱정 많이 하는데
물론 오래된 물건 파는 곳도 있긴하겠지만 보통 좀 큰 대리점은 물건이 금방금방 나가기때문에 새제품 들여오기에 바쁘다.
그러니 인기많은 향수는 특히 걱정 안 해도 되고,
내가 일 하면서 제조일자로 태클 거는 손님들 많았는데
단종돼서 더 안 나오는 향수인 경우. 3년전에 단종된 물건 찾다가찾다가 여기와서 찾아서 사놓고는 오래됐다고 하는데
그럼 단종된 물건을 어디서 구해오라는 거냐..
수입 자주 안 되는 향수. 인기 없는 물건은 수입사에서도 몇년에 한번 수입을 한다. 그래서 오래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한정판의 경우. 예를 들어 안나수이 돌리걸 봉주르라무르 있지?그거 2007년에 한번 나온거라 제조일자가 2006년에서 2007년일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 향수유통하는 곳 몇군데 없어서 전부 서로서로 알고 지내는데 가짜 팔고 했다간 다 소문나고 절대 운영 못한다. 거래도 안해주고.
그러니 인터넷으로 사고나서 정품스티커 붙어있으면 진짜라고 보면 되고 정 의심되면 수입원에다가 확인해보면 돼. 그래도 가짜라고 확신하면
고소해버려. 고소해서 진짜인지 확인절차 밟으면 되고 정말로 가짜면 손해배상 받으면 된다.

그리고 한 때 업계종사자로서 한가지만 얘기하자.
제발 인터넷으로 향수사고 말도 안되는 걸로 의심드립좀 치지말자 -_-
너님들이야 한번이지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전화 하루에 몇십통은 받는다.
하는 말도 다 정해져있다. 썼던 제품인데 향이 약하다/다르다, 향수를 사서 뿌렸는데 지속이 한두시간도 안된다. 이 두가지는 진짜 향수업계사람들
대답하기도 지겨울거다. 전에 쓰던건 다 증발해서 향도 진해진 거고 새거는 당연히 알콜향 많이 나는거고 향수는 원래 지속력 약하다. 체온 높으면
더 빨리 날아가고 향수 한두방울 뿌려서 나눠 바르고는 몇시간씩 가길 바라는 것부터가 욕심이지. 랑방 에끌라드아르페쥬 이게 이말 젤 많은데
원래 지속력 시망이니 엄한 판매자 탓 하지 말고.
그리고 판매한 곳에서 향수 만드냐? 향이 마음에 안 드는데 왜 판매자한테 따져. 그럴려면 매장 가서 테스트해보고 사.
그리고 사놓고 의심할거면 그냥 사지마라. 파는 사람들도 사놓고는 향이 이상하다느니 스티커가 바로 안 붙었다느니 라벨이 예전거랑 다르다느니
(라벨도 한번씩 바뀌거든 -_-)병에 빈공간 많다 등등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 다 해가면서 다 뿌려보고는 환불해달라고 하는데 너무한다고 생각
안 드냐? 그렇게 철썩같이 믿는 백화점 한번 나가서 똑같은 제품 한번만 확인해봐도 원래 그렇다는 거 알 수 있을텐데. 
자기가 향수매니아라 다 안다고 하는데 맨날 향수만 몇백종류 하루종일 접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랑 기껏 매니아라서 향수 많아야 몇십개정도
가지고 있는 거랑 누가 더 잘 알 거 같냐? 쎈척하느라 아는척드립 치면 티는 안 내도 솔직히 좀 가소롭더라. 이러지말자 ㅋㅋ
그리고 반품이나 교환할때 안 뿌려봤다고 하는 애들 10명중 8-9명은 이미 다 뿌려보고 보내더라. 뿌려본거 모를 거 같냐? 아무리 향이 궁금하더라도
저런 거지같은 짓은 최소한 여기 갤사람들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하나 더. 이건 향수가 아니라도 어디든 마찬가진데 제발 전화할 때 말 좀 이쁘게 하자. 보면 나이도 얼마 안 먹은 것들이 철이 없어선지 싸가지도
없더라. 전화 받는 거 직원들이 그냥 번갈아가면서 받는거라 생각보다 나이 어린애들 별로 없다.  
고객이랍시고 왕대접 바라는데 고객도 고객나름이다. 말 좀 이쁘게 하고 정중하게 하면 알아서 잘 해주게 돼있다.
예를 들어 향수 안에 이물질이 들어있어서 전화가 왔는데 다짜고짜 이거 뭐냐 당장 교환해내라 이지랄 하면 사기치는 거 같고 그런데 반면에
물건은 잘 받았는데 이물질이 들어있는 것 같은데 교환이 될까요? 이렇게 정중하게 나오면 미안해서라도 교환하면서 사은품 하나 더 주게 된다.
그리고 쎈척하느라 뻑하면 향수 가짜라고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 하는데 해도 된다. 어차피 가짜 아닌 거 증명하고 영업방해로 고소하면 되니까.

난 지금은 향수일 안 하고 상관도 없지만 그래도 한동안 몸담았던 곳이고 정도 많이 들었고 받았던 스트레스도 있고해서 길지만 한번 써봤어.
궁금한거 있으면 더 물어봐. 보게되면 답변 해줄게.
힘들다. 쉴래 ㅋㅋㅋ

이 글보고 개인적으로 궁금증이 싸그리 해결됬음ㅋㅋ
재탕이지만 못보신분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