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산이라는 산이있습니다

네 그냥 그런 산이 있어요

저도 오르는 날 처음 알았어요

굉장히 친절하지만 의외로 정신없는 등산개념도

용평제라는 저수지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일요일인데 그엄청 넓은 주차장에 저밖에 없습니다

나름 900미터 산인데 2킬로만 직진하면 정상이랍니다

고도 9백에 등산로 2킬로면 sin값이 1/2인데 그러면 경사도 30%

어라 의외로 낮네

아무래도 등산로가 아무리 곧아도 꼬불꼬불할수밖에 없으니 그렇겟죠

한마디로 이길로 가면 좀 험합니다

산의 아침 햇살은 참 좋죠

소나무가 많은 산인가봅니다

쑥부쟁이는 참 이쁘게 생겼죠

벌개미취도 그렇고

구절초도 그렇고

..근데 저거 쑥부쟁이 맞죠?

곽향에 꿀빠는 벌? 등에? 한마리

저 곤충의 이름이 어떻게 되네요 참 이쁘던데

단풍은 항상 생각치도 않을때 등장해서 즐겁게 해줍니다

낙엽들이 쌓인 등산로

사각사각 밟으며 가는거죠

여기도 태풍때문에 나무들 많이 쓰러졌더군요

고개숙이며 지나다가

이번엔 림보자세로 지나다가 뒤로 자빠질뻔했습니다

800미터가 진짜 800미터일까요

500미터가 진짜 500미터일까요

경사도가 갑자기 심해지며 돌산으로 대변신합니다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산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오르면 이런 풍경들을 볼수 있어서 좋아요

교룡산(송신탑있는 500미터) 고리봉(뽀족한 봉오리의 중간산 700미터) 뒤로 보이는 천미터급의 저 산은 뭘까요

저각도로 보일만한 산은 무등산밖에 없는데 비쥬얼이 무등산은 아닌데. 병풍산인가?

하여튼 산을 다니면서 이런 산 능선들 볼때가 기분이 제일 좋습니다

노란 들판들과 조화도 좋네요

조금 늙긴 햇지만 여전히 붉은 단풍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애기천황봉루트로 올랐는데 애기천황봉은 어딘지도 모르겠음;

근데 천왕봉이 맞지 않나요

하여튼 천황봉이라니..

우왕 지리산이 보입니다.

중간에 보이는 완만한 능선이 어제 다녀온 서북능선

그리고 그 뒤 보이는게 지리산 주능선

우왕 기분좋네요

천왕봉이 이 멀리서도 선명히 보이는군요

덕두산도 바래봉도 보이구요

서북능선 아래 동네가 운봉이고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동네가 산동면인데

두 동네의 고도차이가 보이시나요

참 전망이 좋은 산입니다.

광각으로봐도 시원하고 좋네요

저 댐있는데서 오르기 시작했죠

이제 저 능선을 타고 상서바위까지 갈겁니다

2킬로만 가면 된다는군요

찍을때는 고도차이에 따른 단풍이 보이는거 같았는데

모니터로 보니까 그냥 그렇군요

내가 뭐 그렇지

저 멀리 보이는게 덕유산일까요

단풍든 생강나무 잎 위에 앉아서 멍때리는 여치님

메뚜기 방아깨비는 자주 보는데 여치는 오랫만에 보네요

능선타기라 그리 어려움없이 금방 왔네요

진짜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에게 명함도 못내밀지만

저 이런 바위 엄청 무서워합니다 완전 무서움

최대한 앞으로 전진해서 찍은 사진

사진만 봐고 막 쫄리네요

그새 오후가 되어서 시야는 탁해졌네요

요로케 멋진 바위입니다

단풍도 여기서 보는 뷰가 제일 좋군요

단풍산행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단풍을 많이 봐서 좋네요

알록달록해서 이뻐요

억새도 협찬

이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도 않고 식생도 풍부해서 참 재밌었어요

족도리풀.

뿌리 먹으면 혀가 마비되죠

취 종류 같은데..

산형과 당귀인거 같은데 참당귀는 아니고 개당귀인지 일당귀인지 모르겠네요

청미래덩굴의 열매

가을의 계곡은 물도 흐르지만 낙엽도 흐르죠

그럭저럭 하산해서 다시 호수로

저기 보이는 능선을 딱 걸었네요

쑥부쟁이는 이제 내년에 뵙겠습니다

인기척을 느끼고 도망가던 유혈목이

아마 오늘 하루중 이 산에 있던 유일한 영장류 생명체는 저 혼자였을거에요

정상만 험하지 전체적으로 보면 능선타고 댕기기 좋은 산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