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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C 트레킹] 10일차 두클라 - 로부체 - 고락셉 (1)

ㅇㅇ(121.161) 2012.08.25 11:29:41
조회 326 추천 2 댓글 2

아침에 일어났는데 생각보다 머리가 덜 아프다. 오히려 텡보체보다 덜 아프다.

다이아목스와 아스피린을 먹었는데 약의 효과가 있긴 있나보다.

그래도 아주약간 아픈느낌이 있다.

아침먹고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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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클라를 뒤로하고 산을 오른다.

뒤를 보는데... 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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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정도 지나니 구름이 더 걷힌다.

와..... 설산이다. 드디어 설산같은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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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해본다.

아....... 멋지다.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네.

무슨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다블람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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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에베레스트이기 때문에 계속 오른다. 헥헥....

지금까지 왔던길에 비하면 정말로 쉬운길인데,

체감상 세배는 더 힘들다... 고도가 높아 산소가 부족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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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거리며 오르다가 다시 뒤를 돌아본다. 

두클라가 콩알만하게 보이고 설산들이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다.

오른쪽에 솟아있는 설산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상 촐라체[6335m]인듯 싶다.

촐라체는 산이 험해서 낮은고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영혼들이 묻혀있다고 한다.

내가 이곳에 오기전 '이카로스의 꿈'이라는 KBS다큐멘터리를 보았다.

페러글라이딩으로 히말라야를 횡단하는 내용인데 그 팀의 대장인분이 촐라체 북벽을 등반하고 하산하다 

크레바스를 밟고 추락했는데, 목숨은 겨우 건졌지만 동상으로 인해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8개의 손가락과 엄지발가락을 잃고 말았다. 

그곳에 어느정도 가까히 나도 와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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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을 바라보며...
사실 보이는 산이 촐라체가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촐라체라고 생각하며 감상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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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에 젖지만..

현실은 죽을만큼 힘들기 때문에 몇걸음 걸으면 그런거 싹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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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분 지나니까 다시 구름이 왕창낀다.

산의 날씨는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몇초만 한눈팔아도 사진찍을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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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배경 찍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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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올라서 두클라고개(4830m)에 도착했다!

두클라고개에는 페리체고개보다 훨씬 많은 추모비가 보인다.

많은 산악인들과 셰르파들의 무덤이라 할수 있겠다.

많은 영혼들이 묻힌 이 자리에 오르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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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나라의 글자들로 추모비들이 새겨져 있다.
일본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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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비 뒤로 설산이 보인다.

많은 영혼이 그토록 갈망했던 고봉들을 바라보며 묻혀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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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반대편 산에 길이 하나 나 있다.

저 길은 촐라패스로서 로부체에서 고쿄(5360m)봉으로 빠르게 갈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저 길은 꽤나 위험하다.

길 자체의 고도가 언제나 5000m이상이라 고산증에 걸릴 위험이 크고 그만큼 힘들다.

그리고 촐라패스 중간에 롯지가 거의 전무하며, 여름에는 거의 없지만 그 외 계절에는

크레바스가 많아서 추락사의 위험도 크다.

촐라패스를 통과 한 사람에게 얘기를 들었는데,

길이 빙하위에 있어서 길이 언제나 바뀐다고 한다.

자기도 처음에는 무슨얘기인줄 몰랐는데 직접가보면 이해할수 있다고 한다.

나는 저 길을 안갔기에 들은 얘기만 쓰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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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보이는 길이 촐라패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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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야할 길이 보인다. 눈에 보이니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말 멀다.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 라고 적혀있는데,

여기는 "눈에보이는것보다 사물이 멀리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아.. 진짜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다. 왜 더 멀어지는 것 같지?

모든 스케일이 너무나 거대하다. 이십오년넘께 한국에서 산 내 눈이 적응을 못하는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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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높이 올라올수록 이끼류나 작은 풀들 말고는 식물이 보이지 않는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고도에 따른 식생변화가 여기서는 반나절도 안걸려서 직접 보인다.
신기신기 신기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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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밭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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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 좋으면 앞에보이는 설산이 웅장하게 보일 것이다. 구름아... 제발...
정말 우기인 여름보다 다른계절에 가는것이 낫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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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야크가 있다는건 마을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다.
힘들어 죽겠지만 힘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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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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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4910m)마을에 도착했다. 이제 마지막 마을인 고락셉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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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는 제법 큰 마을이다. 신기하게 마을 앞마당에 흐르는 시내도 지금까지 보아왔던 석회질 물이 아닌 맑은 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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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를 바라보고 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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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구름이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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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내가 야크가 제일 무서운 동물이 되었다는 얘기를 했다.

로부체마을 시내에서 물을 뜨고 있었는데 뭔가 이상해서 뒤돌아보니 저 야크가 나와 거의 밀착해 있다.

난 기겁하여 다른곳으로 갔는데 저 야크가 계속 나를 보면서 걸어온다.

아.. 뭐지? 왜 따라오는거야..??

내가 가는곳을 계속 따라오고 접근한다. 갑자기 무서워 죽겠다.

멀리 갔다가 다시 돌아오니 야크가 멀리서 나를보며 가만히 있다.

휴.. 이제 저 야크가 날 안따라 오는구나 하면서 다시 물을 뜨는순간..

저 야크가 나에게 전속력으로 돌진해온다!!!!!

스페인 투우사에게 달려드는 기세다.

4900m라 걷는거 조차 힘든데... 본능적으로 전속력으로 언덕위로 달린다.

헉헉헉.... 나 진짜 여기서 죽는줄 알았다.

야크뿔에 로부체마을에 내 영혼이 묻힐뻔했다.


사진에 나오는 야크가 날 이승탈출 시킬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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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뜨던자리에 야크가 계속 자리를 지킨다. 왠지 저 자리가 저 야크의 구역인듯 싶다.

원래 야크는 사람에게 공격 안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왜 나만 공격했는지 모르겠다.

멀리서 나를지켜보던 현지주민이 배잡고 웃는다. 사실 누가봐도 삼자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웃긴상황이었다. 나도 삼자입장에서 생각하니 정말 웃음이 나오기는 한다.

현지주민한테 도움을 청하니 웃으면서 돌 두개를 집어든다.

그리고 야크에게 던지니까.....  나에게 달려오던 기세로 도망친다.

??.......?? 뭔가 허무하다. 내가 그리 만만한가..... .... 동물도 날 만만하게 보네..... 슬퍼진다.

이 사건 이후로 야크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겼다. 야크만 보면 긴장된다.

덕분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브랜드가 블랙야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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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 마을을 지나면 피라미드(4970m)가 나온다. 

산이 피라미드 모양이라서 피라미드라고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이탈리아가 세운 연구소라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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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를 지나면 한글 추모비가 있다.

故박영석대장이 93년 5월 에베레스트에 오를때 잃은 동료 두명에 대한 추모비이다.

밑에보면 그랜드슬램 원정대라고 쓰여있는데,

그랜드슬램이란 8000m급 14좌, 7대륙 최고봉, 남극점, 북극점을 모두 도달한 것을 지칭한다.

故박영석대장은 인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분이다.

그랜드슬램 달성 후 많은곳에서 좋은제의를 받았지만, 끊임없는 열정덕에 모든것을 거절하고

8000m급 고봉들의 코리안루트(새로운 루트)를 개척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2011년에 안나푸르나의 새로운길을 개척하다 실종되었고

결국 아직까지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고 히말라야에 영혼을 묻었다.

이분의 열정과 도전정신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꺼라 생각한다.


박영석대장님에대해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그분이 쓰신 자서전 '끝없는 도전'을 읽은 후

지금은 당당하게 내자신이 최고로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말하는 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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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길을 되돌아본다. 많이도 걸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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