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지리산 눈꽃 구경한 얘기예요~~


<U>12월 지리산 - (1) 출발</U>


웬만한 가을 비박 온도를 찜쩌먹는 영하의 냉골에서 덜덜 떨면서 밤을 보내고,




현재 기온 -15.6도.

날씨는 참 좋다. 풍속 10.8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방금 내려온 용자. 옆에 치밭목대피소 주인아저씨도 찬조출연 ㅎㅎㅎ.




준비 완료~~




준비 완료 ~~~ (2)

탈레반 복장이 별거냐 ㅋㅋㅋ




하지만 고글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해 그냥 벗어버렸다.




좀전에 내려온 총각이 길을 터준 덕에 그럭저럭 길을 잃거나 할 것 같진 않다.




그래도 여차 하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질 건 각오해야...

요즘은 워낙 옷들이 좋아서, 그리고 한국에선 기껏해야 영하 20도 정도 추위가 대부분이기에 (30도까지 떨어지는 일은 흔치 않으니),

저 정도 패딩으로도 (우리네 고딩들에겐 '천민' 혹은 '찌질이' 등급일지 모르겠지만 ㅎㅎ) 추위를 견디긴 어렵지 않다.

문제는 손발인데, 초반 한 시간은 예열이 덜 되어 손가락, 발가락이 떨어져나갈 것 같이 시리지만,

그 시간을 넘기면 충분히 따뜻해지는 듯.


어쨌든 처음 한 시간은 무쟈게 추웠다는 말씀-_-;;;;;;

추위를 곱씹으며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니,




어느 새 써리봉에 다 왔네그려???

그 말인즉슨...




저렇게 천왕봉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말씀~~~

이건 줌을 몹시 땡기다보니 이런 거고,




천왕봉과 중봉이 저렇게 쌍둥이처럼 서 있는 게 보인다는 말씀.




천왕봉 배경으로 한 컷.




왼쪽으로 틀어 남쪽으로 뻗은 능선에 눈이라곤 한 톨도 보이지 않는다.




써리봉 푯말 앞에 서서.




몇 걸음 앞 내리막 계단 앞에서.




반대편 계단에서.




똑같은 위치 100일 전.




몇굽이 돌았더니 어느덧 중봉은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이제 중봉을 향하여 하염 없이 고도를 높여가며 올라갈 일만 남았다.




뒤를 돌아다보면 아래쪽은 아직도 누리끼리한 흔적 뿐.




저~ 위로 중간쯤은 가야 뭔가 나오지 싶은데...




마음 같아선 썰매라도 타고 주욱~ 미끄러져 내려가보고 싶기도 하지만, 그랬다간 꽤액~할 테니-_-;




어쨌든, 오르고 또 오르고,




이런 멋진 나무도 지나치고,




하루 종일 몇 명 지나다니지 않은 길에 발자국 내가며,

(이날 천왕봉에서 내려오던 사람은 딱! 두 명 뿐. 아침에 만난 그 총각 외에 한 명 더.)




해발 고도 대략 1700m 쯤을 넘어서니 나무 위에 얹혀진 눈송이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스틱 꽂힌 깊이를 보니 며칠간 적설량도 상당했지 싶다.




크리스마스 트리~




1800m 고도에 가까워지니 사방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가득~




크리스마스 트리가 가득 (2)




이제 초록빛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온통 흰색으로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



좋구나~




눈송이를 얹을 곳이 없어 쓸쓸한 고사목.




흰빛과 푸른 빛, 누리끼리한 빛이 어우러진다.




어흐흐,

저런 하늘빛은 비행기 창문으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본격 눈꽃 산행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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