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7일 일요일 산악회 월례산행으로 충북 옥천군 군북면에 있는 환산이라고도 불리는 고리산(583m)을 산행했습니다.

받아본 산악회 공문에 고리산이 583m로 나와있어 그냥 룰루랄라 휘파람이나 불면서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등산을 못 하는 집사람도 같이 데리고 갈려고 했었었는데...한마디로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산행후 궁금하여 인터넷에서 고리산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소개가 되어있더군요.
"환산의 옛이름은 고리산(583m)으로 고리환(環)자를 써서 환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략)...
방아재를 들머리로 환산을 오른뒤 황골말(이백리)로 하산하는 5.1km 종주코스를 산행하기로 한다. 소요예정시간은 4~5시간으로 방아재에서 339.6봉(△)을 거쳐 정상 오르는 급격한 경사면을 다소 힘들게 올라야 하는 것만 빼고는 숲터널이 주는 아늑한 능선도 좋고 오르내림 또한 아기자기 하여 산책하듯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이 소개글을 읽고 이 글이 낚시글이 아닌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글쓴이가 진심이라면 우리 산악회 산행수준을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재고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후자가 더 맞을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o:p></o:p>

산행을 해본 결과 여름산행 대상지로는 "아니다" 하더군요.

몇주 내내 주구장창 비만 맞고 지내다가 다들 즈~질 체력이 되었던지 모처럼만에 쨍쨍거리는 햇볕에 노출되니 컨디션들이 100%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초입부터 내리 올라치는 경사에 \'뻑\'이 갔을 수도 있지만요.

소개글 처럼 초입부터 올라치는 것 빼고는 대청호가 내려다 보이는 능선 숲길은 좋았습니다. 여름보다는 봄이나 가을에 오면 제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봉(578m)부터 고리산(583m) 정상을 지나가는 숲길은 "아기자기 하여 산책하듯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라는 소개글은 "뻥치시고 있네"고요. 즈~질 체력을 살짝살짝 약올리는, 마지막 남은 체력까지 야금야금 빼 먹을려는 것 처럼 느껴지는 그런 마음이 부글부글 용솟음 치는 오르내림이 예닐곱 차례 이어집니다.
간당거리는 즈~질 체력을 그나마 내려다 보이는 대청호의 풍경이 조금씩 충전을 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급기야 선배님들이 산행코스를 주도하신 형님을 소환하여 닥달하기에 이르렀고 형님은 멀찌감치 사정거리를 유지한체 떨어져서 소환에 응하기를 몇번을 하고 나서야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금방 이겠거니 하던 하산길은 왜 이리도 긴지 떨어지고 떨어져도 끝없이 내려가고 "이거 아주 땅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거 아냐" 할 정도로 줄줄이 줄줄이 내려가고 나서야 도로가 보이고 버스가 보이더라구요.   

산행을 안내한 형님 본가에 들러 시원한 수박과 얼음띄운 냉커피 그리고 오랜만에 해보는 등목으로 시원해진 기분으로 형님이 준비하신 하산주를 먹으러 음식점으로 출발!  

강변역 테크노마트 앞에서 집결함. 무너질까봐 힐끔힐끔 쳐다보게 됨.

우리 산악회에 어울리지 않게 던킨 도너츠와 커피를 제공함. 우왕!

서낭당 느티나무 앞을 들머리로해서 체감 길이 20Km같은 7.2Km 종주 시작함.

산행시작

대청호를 내려다 보며 산행을 함.

"얼마나~ 얼마나~ 더~" 끝나지 않는 오르막

무지막지한 더위와 얄궂은 산행코스에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는 수박

요것만 넘으면 정상인가? 속고 또 속는 험난한 세상살이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깨달음의 산행...우씨! (봉우리가)또 있냐?

드디어 점심시간! 얼음팩에 고이고이 꼬불쳐 온 시원한 캔맥주 한 모금!

동봉(578m)에서 내려다 보이는 대청호

정상은 아직도 먼곳에 아까 점심자리는 동봉(578m), 이건 뭐 마나슬루 전위봉도 아니고...

\'정상을 오르는 급격한 경사면을 다소 힘들게 올라야 하는 것만 빼고는 좋다는 아늑한 능선의 숲터널\'

이곳에도 백제의 보루성이 있었다. 유비무환인지 겁이 많았던 건지...하긴 오라 그래도 못올것 같은 북한산 염초봉 릿지의 암능에도 성벽이 있는 걸 보면

꾸불꾸불 대청호가 아래로 보이고...

드디어 하산의 끝이 보이는 듯 생각을 했지만 여기서도 30여분은 더 땅을 파고 들어갈 기세로 한없이 하산을 해야됐으니...환장 하겠네!

산악회 형님네 본가 골목이 옛날 담벼락이다.

육질 좋은 오겹살로 하산 뒤풀이 시작!

지역 막걸리로 하산주 벌컥!벌컥! 서울 막걸리에 입이 길들여져서 요즘은 거의 다 탄산을 탄 듯 합니다.

노릇노릇 삼겹살

마지막은 두루치기로...

더운 여름날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들 하세요. -윤-

@climbingholic    #산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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