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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분들만 참조 : 지리산 당일

bkball(1.212) 2011.06.07 15:25:25
조회 578 추천 0 댓글 1

날씨가 덥습니다.건강 유의하시길..

그간 나름의 염원이었던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초보이다 보니 갖가지 시행착오를 거쳤고 고질적인 저질체력으로 고생도 했습니다만, 산은 그 자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저같이 초보/당일 지리산행을 계획하시는 초보분들을 위해 몇자 끄적여 봅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컴을 처분할 때가 되었는지 사진이 안 올라가네요. 허접하지만 사진은 나중에 다시. 죄송..

6월 3일 부랴부랴 강변역으로 나가 일행들과 같이 맥주 한잔하고 시간에 맞춰 터미널에 들어가니 차가 1분간격으로 출발하네요. 증차가 많이 된 듯. 배낭을 짐칸에 넣고 차에 올라보니 좌석이 다닥다닥. 저 같이 X만한 넘한테도 불편한데, 체격이 크시거나 롱다리분들은 많이 불편하실 듯. 요금을 좀 더 받더라고 좀 더 편한한 교통편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을 뒤로 하고 고고씽.

잠시 눈을 붙였다 떼니, 인월을 지나 백무동 하차(오전 3시 30분). 생각보다 춥지 않아 반팔차림에 랜턴에 의지해서 세석을 향합니다. 많은 분들이 장터목쪽으로 직접 올라가시는데, 저희는 세석을 거쳐 장터목으로 가기로 합니다.

조금 가니 날이 밝아지고 한신계곡을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상쾌한 산행을 하지~~~~~~~~는 못하고..암만해도 잠을 제대로 못잔 상태이다 보니 컨디션이 메롱입니다(해서 다음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일정은 삼가려합니다. 많이 괴롭습니다). 특히 세석에 오르기전 마지막 한시간 정도는 거의 말이 안 나옵니다. 어떤 분들은 땀을 약간 빼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같은 초보들에게는 아니올시다입니다. 빡셉니다. 그래도 하동바위쪽으로 바로가는 것 보다는 한신계곡을 볼 수 있어 이쪽을 개인적으로 추천.

8시경 세석도착. 간단히 식사를 하고 서둘러 장터목으로 가려던 순수한 계획은 제가 짐을 정리하려고 꺼내 놓은 맥주(1주일간 냉동실에서 숙성된 1 리터짜리)를 인간들이 보는 순간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고. 소주가 나오고 안주들이 차려집니다. 목도 마르고 몸도 힘들고 배도 고파고, 짐을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나오면서 많이도 먹었습니다.

이러한 만행의 댓가는 촛대봉에 오르면서 고대로 보상(?)을 받았습니다. 너무 힘들더군요. 음식섭취도 조절을 잘해야 즐거운 산행이 되고 특히 알콜은 정상주나 하산주를 해야지 힘들다고 먹으면 그 만큼 더 힘들게 하네요. 짧은 산행이면 그나마 괜찮지 싶은데, 큰산에서는 두고 두고 고생 고생..

암튼, 어렵게 촛대봉에 올라 좀 쉬다 장터목을 향하는데, 10년전에 왔을 때 보다 거리가 두배는 늘어난 것 같습니다. 늘어난 뱃살와 나이, 거기에 아침에 쳐먹은 것까지 융화작용을 일으켜 머리는 아프고(날씨도 더움) 다리는 무겁고, 컨디션 조절 완전 실패. 중간에 장터목 못 가서 30분 취침..

어렵사리 장터목에 도착해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나니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천왕봉 1.7km가 너무나 멀게 느껴져 하산을 결정할~~~~뻔 하다가 그래도 몇발짝 옮겼다 쉬었다 반복하며 간신히 찍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5분정도 있다가 하산을 합니다. 원래 중산리를 피하려고 했습니다만, 시간이 너무 많이 지연되어 대안이 없습니다. 이 길..절대 비추입니다. 경사도 심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흙을 밟을 수 없는 돌길에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할 수있는 욕은 다 해 대면서 다 왔다했더니, 10여분 더 걸어나가야 차를 탄답니다. 3시간 30분 걸렸습니다. 무릎하고 발바닥에서 불이 납니다.

원지시외버스터미널에 문의를 하니 다행히 자리가 있답니다(전화로 예약됩니다). 택시비 5,000냥을 내고 원지가는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갑니다. 도저히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상황. 시간이 좀 남아, 먹고 남은 육포에 맥주 한잔을 하니 좀 시야가 열립니다.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이고 내가 정말 저기를 갔다 온 건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몇십분을 달려 원지에 도착하니 시간이 좀 남아 근처 한우갈비탕집(강추 : 7,000) 에서 소주를 진하게 한잔하고 남부터미널발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차도 우등이라 안락하고 몸은 지칠대로 지쳐, 서울까지 한번도 깨지 않고 도착했습니다. 원래 휴게소에 쉬게 되면 반드시 내려 담배 2대를 피워주는 스타일인데, 이 스타일(?)이 깨진 건 이번이 처음이지 싶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고 경치도 많이 보고 즐거운 산행을 계획했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지인들과의 좋은 추억을 만들게 된 것에 만족합니다.

별 내용도 없이, 주절주절 죄송.

-. 산에서 술 먹지 말자.
-. 평소에 체력관리해야 산에 가서 즐겁다.
-. 중산리는 가지 말자. 백무동에서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쪽을 개인적으로 추천
   (중산리쪽에 사시는 분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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