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산에 다녀 왔습니다.

간만에 야영도 하고 땀도 뺄 겸,적당하고 적당한 코스를 물색하다가..만만한(?) 대곡야영장에 가기 위해 치악산에 오릅니다.

코스는 국형사가 있는 부곡매표소 쪽에서 향로봉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비로봉쪽으로 가다가 계곡길로 하산.

총 산행시간은 휴식 포함 8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사전 조사 때 아짐마 아자시 분들도 7시간이면 널널하게 다녀들 오시길래 맘놓고 올랐건만..반죽어서 내려왔습니다.

그 증거로 사진이 50장이 채 안됩니다.

처음에 치악산에 오른 건 사다리병창 코스였는데..솔직히 사다리 병창이 제일 편합디다.

다음에는 금대 야영장 쪽에서 올랐습니다.둘다 A급 코스였는데..

부곡매표소 쪽이 짱입디다.

치악산에 혼을 두고 왔습니다.

치악산은 정말 무서운 산입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원주역에서 성문사 입구까지 오는 버스가 하루에 26번인가?있습니다.그런데 택시타면 6~7000원이면 옵니다.
그냥 택시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보문사까지도 차가 올라가니 가급적이면 차를 타고 올라가기를 권합니다.
저희는 탐방지원센터가 있는 국향사에서 하차.

부곡 탐방지원센터.여기서 내리는 게 아니었어...

사실은 AA코스.

2키로 정도에 치고 올라가야 하는 고도만 600이상, 경사도 심하고 길도 임도+아스팔트 콤보라 지열이 엄청납니다.

체감온도 30도 이상..1리터를 1시간 만에 다 마셨습니다.

사진 노출이 엉망인건 정신을 잃어서임.

응?

크레이지 된비알.

1시간 여를 지나 보문사가 보입니다.

김밥 한줄씩과 귤 두알씩을 먹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시원해서 한 30분 정도 쉬다 갑니다.스님과도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백구멍뭉이 두마리가 있는데 귀엽고 착하고 수줍어 합니다.

눈에 아른 거립니다.

향로봉 지나 비로봉 쪽으로..

중간에 사진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너무너무너무 힘들어서.

대곡야영장에서 불놀이 하겠다고 화로에 숯에 맥주PET 2병에 고기 2근에 코펠 셑에 후라이휀에 텐트 등등등등..

사람 두 명이 엎힌 듯한 무게의 배낭입니다. 

걍 지베가자..

레알 집에 가고 싶다..

향로봉~비로봉 사이에 몇 군데 없는 조망구간.이 만큼 터진 구간은 여기 딱 하나.

볼 것도 없고 길도 더럽고..

밤에 야영장에 도착.

헐..야영장이 아직 개장을 안했답니다.물론 전날엔 몰랐죠.

한적해서 좀 수상하긴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뭐 방법도 없었죠.

간밤에 데크같은 이 곳에 텐트를 치고 간단히 한잔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계십니까?"

"아..네.."

그렇습니다.

이 야영장은 7월까지 폐쇄랍니다.-_-...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왔었는데 언제 그렇게 됐냐고 미안하다고 거듭말하자..

친절한 우리 공단훃은 너무 늦었고 어쩔 수 없었으니 봐주겠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좀 나눠보자 친숙합니다.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봤던 훃입니다.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치악산 이야기,다른 산이야기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주말이라 탐방객들이 많이 오니 일단 텐트부터 걷고 취사는 해도 된다고 합니다.

어제 남은 김치에 삼겹살을 넣어서 김치찌개 제조.

아직 치악산 물은 얼음장 입니다.치악산 물은 참 차갑습니다.

앙용?
이번 산행땐 무거운 중등산화를 벗고 가벼운 머렐을 신었습니다.
비브람 밑창의 운동홥니다만,쿠션은 에어맥스 수준입니다.꼭 중등산화를 고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더군다나 이상한 것은 발 통증이 중등산화보다 덜했습니다.무슨 조화일까요?
다만 발목을 안 잡아주니 좀 허전하긴 하더군요.

이제 저 신발로 못 갈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왕은행나무.

뭔가 열심히 까먹던 람쥐잣식.한 3분여를 저러고 있더랍니다.

맛폰으로 등갤 눈팅질.

구룡사 정류장에서 41번을 타면 역까지 30분 정도 걸립니다. 

한참을 내려오는데 어떤 어르신이 자꾸 우리의 뒤를 밟습니다.

우리 사진도 자꾸 찍으시고..이상한 분인가 싶었습니다만..

저한테 사진을 부탁하시길래 찍으면서 대화를 나눠보니 월간 등산잡지에 15년째 칼럼을 써오고 계신 원로 산악인 이셨습니다.올해 연세가 76세라고 하시던데 엄청 정정하시더군요.버스로 여행을 다니고 계셨습니다. 

보기가 좋아서 사진을 찍었다고, 메일로 보내주시겠노라고, 메일주소를 달라고 하셔서 전화번호와 메일주소를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사람의 인연은 신기합니다.

이 날 제 배낭무게는 대략 25~30kg정도였지 싶습니다. 산행은 무사히 마쳤으나 하산길에 골반과 무릎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더군요.
운동량도 부족하고..스틱이 필요한건가..하는 생각도 들고..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산행이었습니다.

짐이 가벼운 분이시라면 모르겠지만, 체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은 코스기도 하고..
길도 지저분해서 정말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치는 코스더군요.사진이 적은 이유는 그래서 입니다. 

그 날 하산하고 서로 한 말이..이제 못 갈 곳이 없겠노라고ㅋㅋ

활기찬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