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지리산 단독 종주기(5/9~12) 2일차_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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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지리산 단독 종주기(5/9~12) 2일차_1부

한별사마

2011.05.17 15:56:53

조회 4375 추천 1 댓글 5

대피소에서의 잠은 언제나 그렇듯 선잠의 연속이지만 피곤하진 않습니다.

새벽에 깨자마자 날씨를 먼저 확인합니다만 구례엔 벌써 40mm의 비가 내렸네요.

오늘 산행이 쉽지 않다는 걸 예고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대피소를 잠깐 나와봐도 땅이 촉촉합니다.

날씨는 날씨이고, 가야할 길은 가야 되니 지도를 펼쳐서 오늘 가야할 코스를 점검합니다.

손가락으로 짚은 곳이 노고단이고, 형제봉 옆 벽소령 대피소가 오늘의 목적지 입니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는 14.4km. (노고단~벽소령)

내일은 9.9km(벽소령~장터목)

마지막날은 7.1km(장터목~천왕봉~중산리)

종주 2일차만 열심히 걸으면 둘째날 부터는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2일차 아침은 조리가 간편한 죽으로 대신합니다.

어제 저녁에 지은(!) 밥도 추가하여 아침을 든든히 먹습니다.

반찬은 집사람표 오징어채와 김치 !

새로 장만한 우비로 완전무장으로 하고 출발 준비를 시잔으로 대신합니다.

노고단 대피소를 뒤로 하고...

천왕봉이 0km 되는 곳까지 걸어갑니다.

빗줄기가 생각보다 굵다 보니 마음도 급해지고...발걸음도 예상 외로 빨라집니다.

10분도 채 안되어 노고단 고개에 오릅니다. 구름으로 인해 시야는 0 입니다.

지리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탐방로. 오른쪽 맨 끝이 목표지점입니다.

지리산 종주의 공식(?) 이정표가 나왔습니다. 천왕봉 25.5km.

이번엔 아이폰으로~ 날씨가 좋으면 반야봉이 눈앞에 펼쳐진다고 하는데..오늘은 표지판만으로 만족합니다.

지리산 종주 능선길.

노고단에서 천왕봉도 보이는군요.(희미하게)

안내판 그대로 깨끗하고 조용하게 다녀오길 기대합니다.

노고단을 옆으로 돌아서 본격적인 종주길에 오릅니다.

오늘의 노면상태는 대략 이렇습니다. 땅은 비에 젖고, 바위는 미끄럽고...

노고단에서 1km 정도까지는 암릉길이 계속 이어져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어느 블로그를 보니 지리산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 왕시루봉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갈 수가 없군요

암릉이 끝난 구간은 평탄합니다. 돼지령 가는 길인가요...

능선길은 어느새 물길이 되어 버리고....

멧돼지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넓은 돼지령에 도착합니다.

경치는 일찌감치 포기.

우비덕에 비에 젖지는 않지만, 땀에 젖습니다. 비에 젖거나 땀에 젖거나 젖는 건 매한가지. ㅡ.ㅡ

우중등산에는 등산복보단 우의가 제일입니다.

어느덧 피아골 삼거리에 도착. 1시간 넘게 메고온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피아골 대피소를 가보고 싶었는데 이젠 갈 수가 없군요.

조금씩 줄어가는 천왕봉까지의 이정표. 지리산 종주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임걸령 도착.

경치는 일찌감치 포기 (2).

노고단에서 연하천 대피소까지는 중간중간 갈림길 및 각종 표지가 나와서 지루함이 좀 덜한 것 같습니다.

임걸령을 지나 삼도봉까지 가는 길엔 노루목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쌩쌩합니다.

비 때문에 종주길에 오른 사람이 무척 적었는데요, 앞서가는 사람은 있어도 마주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노루목 도착.

노루목에선 반야봉으로 갈 수 있습니다. 경치만 좋다면 가고 싶지만 오늘은....

틈틈히 인증샷도 찍어주고...

양갱을 먹으며 체력 보충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꺼내들은 휴대폰에 \'입산통제\' 문자가 한통 도착합니다. 헉..

입산 통제는 곧 하산을 의미합니다. 지리산 종주가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닌지.... 아....

Back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일단 다음 대피소까지는 가보기로 합니다.

삼도의 경계를 알리는 삼도봉 표식.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삼도의 경계점에 섰습니다.

노고단에서 삼도봉까지의 거리는 5.5km. 오늘 갈 거리의 1/3 을 왔습니다.

여전히 경치는 포기.

앞으로 가는 곳은 경상남도 지역입니다.

삼도봉을 지난 다음 표식은 화개재.

화개재를 순식간에 지나고 뱀사골 갈림길 도착.

뱀사골은 장마때마다 행락객들의 고립 소식이 단골로 나왔던 계곡입니다.

비가 조금씩 줄어들어 하의는 벗고 갑니다.

누워 있는 나무들.

비가 그친 덕에 정체(?)를 드러낸 몽벨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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