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제주도 가면서 앗~ 저 밑에 있는 산은 뭐지?

라며 궁금해 했고, 작년 달마산에 갈 때 차창 밖으로 보았던

멋진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 드디어 월출산에 다녀왔습니다.

종주를 하더라도 6-7시간 정도면 가능하다는걸

검색을 통해 확인하고 토요일 일곱 시에 광주 행 버스를 타고 출발 했습니다.

광주에 도착하니 10시40분 영암 가는 버스가 막 출발하여
열한시 차를 탔습니다.

영암 터미날에 도착하니 열두시 반경~

택시를 타고 들머리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약 2분정도 소요됩니다.

시간 좀 있었으면 걸어가도 갈만한 거리입니다.

요금은 오천원.

들머리에 도착하니 이미 출발할 분들은

다 출발했는지 한가해 보입니다.

칠부능선 쯤에 월출산의 명물 중 하나라는 구름다리가 보이더군요~

한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 출발~

저질체력 발동으로 너무 늦게

도갑사로 하산하지 않을지 살짝 걱정도 됏지만

일단 올라 가는겁니다.

안 되면 경포대쪽으로 하산 해야겟지요.

천황사에 도착하여 주변 경치를 보니 살짝 북한산 어딘가를 닮아있네요.

북한산이 월출산을 닮은건가?

사자사 목조탑지

중요한 유물이라네요.

초반부의 길은 대략 이런 분위기~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산죽들과 대나무만 없으면 북한산 어딘가와 비슷한 분위기~

바람폭포 쪽으로 오르지 않고 구름다리 쪽으로 오르니 곧 주변 풍경이 드러납니다.

좀 뿌옇긴 하지만 이 계절에 이 정도면 양호한 편입니다.

오르면서 마주치는 풍경들이 참 좋았습니다.

구름다리 건너기 전 쉼터가 있길래 거기서 점심을 먹습니다.

생각해 보니 산행 시작할 즈음 말고는 저질체력의 여신이 강림을 안하셨네요.

소화도 시킬 겸 좀 속도를 내서 걷는다고 걸어보지만 현실은

가파른 계단들에 계속 되는 오르막으로

숨이 차고 땀이 나서 속도가 붙지를 않습니다..

그래도 심장이 멀쩡하니 괜찮습니다.

뭐 이리 경치가 좋은데 빨리 가면 뭐하겠습니까

천천히 느긋하게 이런저런 생각도 해가면서...

서두르지 않기~

같은 뿌리 다른 가지가 붙어 가고 있네요.

화려한 능선의 모습이 멋집니다.

한편으로는 마치 설악의 공룡능선을 닮은 것도 같습니다.

나무의 잎들은 아직 초록을 가지려면 더 좋은 햇빛과

따듯한 봄비가 필요하지만 작은 꽃들은 이미 여기저기 피어 있습니다.

가만보니 바위들이 달마산에서 본 그것들과도 닮아 있는듯하네요.

국립공원 중에 가장 작은 규모라는데

그 아름다움은 상위권에 오를만 합니다.

천천히 경치구경~

어느 산이나 통천문 하나쯤은 있는거 아닙니까?

날씨가 좀 더 쨍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래도 이정도면 어디겠습니까.

황사가 찐하게 오거나 운무에 비바람 안치는게 다행이지요^^

길이 참 걷고 싶게 생겼더군요.

달마산 바위들과  비슷한 색을 지닌 바위.

지질학은 잘 모르지만 아마도 성분이 비슷할 듯~

정상석은 찍지 않고 내려오다 뒤를 보니

저기서 내려왔네요~

정상 넘어오니 더 좋네요~

온갖 기암괴석에

참 마음에 들었던 길.

이런 길 좋아 합니다.

참 좋은 길입니다.

쓰다보니 별로 할 얘기가 없습니다.

경치 구경 하며 계속 걸었습니다.

남근석

지리산에서 영알에서 덕유평전에서 보았던 길과 닮은 길~

계곡은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을 듯 푸근해 보입니다.

이 지점이 오늘 산행의 중간지점 쯤 입니다.

시간이 좀 늦은지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행 하시는 분들은

주로 경포대 쪽으로 하산을  하시더군요.

칠십년대 삘의 복장, 포즈, 체형~

구정봉을 안들렀습니다.

왜 그랬을까.. 가장 절경이라는데.

하산이 너무 늦어질까봐 걱정이 됐던 모양입니다.

경포대로 내려갈까 잠시 갈등하다가 예정대로 도갑사로 하산을 결정합니다.

이게 다 심장 때문입니다. 심장이 말썽을 안 부리네요.

구정봉 갈림길 이후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조용한 산행이 너무 좋았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쪽으로 내려가니

산색도 붉어집니다.

주변에 깊은 산이 없는 동네들은 농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를 많이 만들더군요.

능선의 끝 억새풀 평원~ 너무 훼손이 되어 복원 중이라고 합니다.

야간 산행을 각오하고 내려가는데 하산길 자체가

워낙 순하여 빛의 속도로 하산완료~

이쪽으로 오르는건 비추합니다.

지루할 듯...

도갑사로 내려와 보니 택시 한대가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본래 계획은 다시 영암으로 가서 숙박 후 광주로 가서 귀경인데

기사님의 조언으로  독천이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목포와 가깝고 택시비도 영암하고 비슷하게 만이천원 정도 나온다는군요.

찜질방도 두개 있고 개천에 산책로도 있고

숙식을 하기에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암에서 숙식 경험이 없으니 비교는 불가합니다..

작은 마을에 낙지 파는 집이 몇 개 있더군요.

도매하는 집들도 몇 있고

그 중에 모범 음식점 마크가 붙어 있는 집을 선택하여 하산주~

맛도 친절도도 모범적이었네요.

뭐 가격은 서울이나 다를 바 없었던 듯

다음 날 목포 가는 버스를 타니 약 20분 정도 소요.

한시 차표를 끊어 놓고 근처에서 식사를 했는데.

아아~  터미널 바로 근처에 맛집을 찾는다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고속도로가 굉장히 밀렸다는데 친절한 기사님이

알아서 국도와 고속도로를 넘나든 덕에

예정시간 30분 정도만 초과했네요.

귀경하여 저녁을 먹는 것으로 월출산 산행을 마무리~

이렇게 먹고 다니면 산행해서 살을 빼는게 아니고

살이 붙을 듯...

한줄요약~ 월출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