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사패산-범골능선

 사패산은 도봉산쪽에서는 여러번 올라봤기에 이번에는 반대편인 송추 원각사를 들머리로해서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내 주관으로는 도봉산은 서울쪽에서 보는 모습이 더 멋있는 것 같고 북한산은 우이동 방향보다는 구파발이나 송추 방향에서 보는 것이 풍광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의정부 가능역에서 34번 버스를 타고 송추 원각사앞에서 하차하여 길건너 원각사라 새겨진 커다란 돌기둥이 있는 방향으로 산행 들머리를 잡으면 됩니다. 외곽순환도로 아래를 지나는 굴다리를 지나 좌측으로 사패산 이정표가 있는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원각사까지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1Km 넘게 걸어야 하더군요.


  

도시의 도로변으로는 개나리와 목련 등의 봄꽃들이 봉우리를 터트리고 활작 피어있지만 이곳 산밑은 아직은 봄이 만개하기에는 조금 이른 듯 합니다. 성급한 벌이 꽃도 피지않은 파릇한 새순에 머리를 박고 열심히 꿀을 찾고 있습니다. 건너편 생강나무의 노란 꽃으로 건너가야 한 모금이나마 꿀을 모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파란 새순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작고 노란잎을 가진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봄이란 녀석은 올듯 안 올듯 애를 태우더니 슬며시 절간문을 넘어 처마끝에 풍경을 살랑거리며 \'승방을 기웃 거리고 있고...봄은 또 이렇게 무작정 돌아오고 있으니...\'

원각사를 지나서 부터는 사패산의 암봉을 왼쪽으로 보며 산길을 오르면 됩니다. 산길이 사패산의 암봉에서 떨어져 나온 바위들로 온통 바위들 투성입니다. 왼쪽으로 바로 올라 붙어 사패산 암부 밑을 빙돌아 능선에 올라 산패산을 올랐습니다.
 
원각폭포
 

사패산에서는 도봉산 주능선쪽과 북한산 송추방향 그리고 양주 불곡산, 감악산 방향과 수락산까지 360도를 빙 둘러 볼 수가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고 황사가 껴서 시야가 좋지않았습니다. 사진 몇 장을 찍고 정상 바로 아래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앉아 파인애플 말린 것과 캔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고구려 보루와 반구암이 있는 범골능선으로 하산길을 잡고 출발을 했습니다.
왼쪽으로 도봉산 주봉인 자운봉과 오른쪽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와서 오봉과 멀리 북한산 인수봉의 모습이 흐리게 보인다.

 

 

범골능선상에는 고구려의 보루성이 2개가 있습니다. 능선 위 시야가 확트인 바위 봉우리 위에서 적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것이죠. 보루에서 보면 북쪽으로는 양주 불곡산, 감악산 일대와 남쪽으로는 중량구를 지나 아차산일대 까지 산 아래의 움직임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측능선 아래로 회룡사와 석굴암이 보이고 좌측 능선 아래로는 백명의 사람도 들어갈 수 있다는 백인굴이 있는 호암사가 보입니다.
 
1보루에서 본 석굴암과 회룡사
   
앞봉우리가 고구려 1보루, 뒤봉우리가 2보루                 1보루에서 본 호암사                                           2보루에서 본 의정부 호원동 일대

보루에 오르면 바위 위에 기둥을 세웠던 흔적으로 둥굴게 파인 구멍이 몇 군데 있습니다. 이곳까지 올라와 망루를 만들고 기거하면서 보초를 섯다는게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고구려 보루는 이곳 말고도 양주 감악산, 불곡산, 수락산, 불암산, 태릉 근처의 봉화산, 망우리, 아차산에 까지 보루가 만들어져 있다고 합니다. 이 보루들은 예전 고구려군의 남쪽으로의 이동 경로인 개성을 거쳐 감악산을 지나 3번 국도상의 의정부와 수락산 아래를 지나 중량구를 지나 아차산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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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년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있던 근초고왕은 고구려를 침공하여 평양성 전투에서 고구려 16대왕인 고국원왕(고소)을 활로 쏴서 전사 시키고 영토를 중국 산둥지방까지 넓히며 백제의 전성기를 만듭니다. 그후 고구려의 왕중의 왕인 19대 광계토대왕(고담력)은 선왕인 고국원왕의 복수를 하기위해 남하정책을 펼치며 고구려의 남쪽을 수시로 공격하던 백제를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392년 백제의 10성을 함락시키고 396년에는 광개토대왕이 친히 수군을 이끌고 백제의 북쪽을 공격하여 56여개의 성을 함락시키며 백제 아신왕을 붙잡고 맙니다. 광개토대왕은 아신왕의 동생과 대신들을 볼모로 붙잡아두고 아신왕에게는 복종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나서야 아신왕을 풀어주게 됩니다. 그후 백제의 개로왕은 고구려와 적대 관계인 북위에 없는 말을 지어가며 백제의 근초고왕이 고구려 고국원왕을 전사시킨 것을 자랑하다가 고구려 20대왕인 장수왕의 눈밖에 나고맙니다. 475년 화가 머리끝까지 난 장수왕은 친히 군사 3만여명을 이끌고 아차산 위에 진을치고 백제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백제의 왕성인 위례성을 7일만에 함락시키고 도망가는 백제의 아신왕을 붙잡아 아차산성로 끌고가 참수를 시킵니다. 477년 아신왕의 아들 문주왕은 고구려로 부터 멀리 수도를 웅진(공주)로 옮기고 538년에는 다시 수도를 웅진보다 더 남쪽인 사비(부여)로 옮기며 멸망해 가고 맙니다.

고구려 제2보루 아래에는 반구암이라는 바위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동그란 공을 딱 반으로 잘라논 듯한 바위가 신기합니다. 가까이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본 반구암은 꼭 버섯모양 같기도하고 문어대가리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머지 반쪽은 어디 있을까 찾아보기도 하고 싶지만 생각만 해봅니다. 
 

  

능선을 내려와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송추로 빠지는 외곽순환 도로의 굴다리를 지나 산행을 마칩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하세요. -윤-

@climbingholic   #산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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