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토요일)은 오랜만에 일상의 묵은 먼지를 털어버리려고 가벼운 산행을 하기 위해 11시 50분경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3호선 마두역 1번 출구로 나오니 13시 20분경. 차도 중간의 버스 정류장에서 15분쯤 기다리다다 성동검문소행 96번 버스를 탄다. 버스는 1시간 15분 정도 지루하게 달리다가 강화대교 직전의 성동검문소에서 자신을 내려놓는다.
   강화대교를 건너는 직진의 넓은 차도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져 있는 좁은 차도 옆의 보도로 걸어가니 ‘푸른숲 수목장’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이 보이는데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본 ‘웅골 기태네’라는 입간판과 비슷하게 생겨서 마침 옆을 지나치는, 동네 주민인 듯한 할머니께 물어보니 푸른숲 수목장 관리사무소 자리가 예전에 기태네 식당이었고 그 오른쪽 옆에 나 있는 산길이 문수산 입구라고 가르쳐준다. 그러니까 이 길은 남문능선 초입의 성곽을 보호하기 위해 그 바로 오른쪽 옆의 지능선으로 오르내리는 길인 셈이다.
   바로 왼쪽에 있는 남문능선을 바라보며 비교적 가파른 지능선길을 17분쯤 오르니 남문능선과 만나게 되고 개축한 흔적이 있는 문수산성을 마주하게 된다.
   문수산의 주능선격인 남문능선에 오르니 길은 눈에 띄게 완만해지고 성곽을 보호하기 위해 성곽의 바로 밑, 안쪽에 나 있는 길을 걷게 된다. 여기서 10분쯤 더 오르면 삼각점과 벙커가 설치돼 있는 봉우리에 이르는데 처음으로 염하(鹽河)와 염하를 사이에 둔 김포시와 강화시를 조망할 수 있게 되는 곳이다. 김포시와 강화시 사이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강화해협이 강과 같이 보이지만 소금기가 있는 짠 바닷물이라고 해서 염하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여기서 잠시 조망을 하다가 첫 번째로 쉬려고 하지만 근처에 축사가 있는지 소똥 냄새가 진동해서 길을 따라 5분쯤 더 오르니 산림욕장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봉우리에 닿게 된다. 여기서 십여 분을 쉬다가 10분쯤 더 나아가면 팔각정이 설치돼 있는 봉우리에 이르는데 여기에도 산림욕장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있는지 여기가 삼거리임을 가리키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망을 하기 위해서 여기서도 10분쯤 쉰다. 옆에 목제 데크 전망대와 평상이 설치돼 있는 팔각정에서 염하와 건너편의 강화도, 북문능선과 북문능선의 끝에 인접해 있는 성동저수지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8분쯤 오르니 암문인 홍예문에 이른다.

문수산 들머리 옆의 푸른숲 수목장 관리사무소.

푸른숲 수목장 관리사무소 옆의 문수산 들머리.

남문능선과 만나는 능선 삼거리.

삼각점과 벙커가 설치돼 있는 봉우리.

황량하지만 상쾌한 지릉길.

지나온 남문능선과 강화대교, 염하.

산림욕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의 봉우리.

남문능선의 문수산성.

팔각정이 설치돼 있는 봉우리의 방향표지판 - 정상까지 0.8 킬로미터.

옆에 목제 데크 전망대와 평상이 설치돼 있는 팔각정.

문수산성.

   홍예문에서 잠시 쉬며 등산안내판을 보니 여기서 중봉까지 25분, 문수산 정상까지 30분이 걸린다고 오해하게끔 표기돼 있어서 방향표지판이 문수사까지 0.5 킬로미터라고 가리키고 있지만 너무 늦게 산행을 시작해서 문수사 구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중봉을 향해 걸음을 옮기니 문수제단과 헬리포트가 설치돼 있는 중봉이 홍예문에서 5분 거리에 불과하다. 안내도의 시간 표기가 구간소요시간이 아니라 산행 들머리부터 누적된 소요시간을 적은 것이라서 자신이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문수사를 들렀다가 가도 될 것 같아서 한 분께 물어보니 여기서도 문수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하여 비교적 가파른 내리막길을 몇 분 내려서니 홍예문에서 내려오는 완만한 내리막길과 만나게 되고 10분 만에 닿은 문수사는 기대에 비해 초라해서 실망하게 된다. 문수사의 비로전 밑에는 풍경이 한 개,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바람이 불 때마다 경쾌한 소리를 내는 큰 나무가 서 있고 비로전의 옆에는 돌탑이 인상적이다. 비로전에 오르려고 하니 스님들이 기거하는 숙소 옆에 묶여 있는 개 한 마리가 사납게 짖기 시작한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서 비로전과 돌탑을 구경하고 나서 중봉으로 되오르는 길은 가팔라서 숨이 차오른다. 홍예문에는 문수사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중봉에는 없는 이유를 알겠다.
   중봉으로 되돌아와서 정상을 향해 오르니 정상을 우회해서 북문능선으로 가는 길이 갈라져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가파른 산길을 10분쯤 올라서 해발 376.1 미터의 문수산 정상에 오르게 되지만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정상 부분은 장대지를 설치하기 위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을 금지하는 펜스가 설치돼 있어서 한 번 더 실망하게 된다.
   해도 기울고 날씨도 쌀쌀해져서 차가운 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하는 정상에서 간식을 먹으며 10분쯤 쉬다가 자켓의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나서 북문을 향해 한남정맥길을 나아간다.

홍예문.

문수사와 김포대학 갈림길이 있는 사거리인 홍예문에 설치돼 있는 방향표지판.

문수사의 비로전.

문수사의 돌탑.

중봉으로 되올라가는 길.

문수제단과 헬리포트가 설치돼 있는 중봉.

문수산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산길.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이 금지된 문수산 정상 부분 - 해발 376.1 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