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코리아50k 후기모바일에서 작성

와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8 07:29:46
조회 521 추천 14 댓글 13
														
7ced8076b5806cf63eed98bf06d604037a71e439724c84b0eb831e

7ced8076b5806cf63ee798bf06d604032e8561795e9235d61ef90a


전국에서 몰려온 이름있는 산악인들과 트레일러너, 마라토너들
어마어마한 체력의 유투버들, 이걸 하러 여기까지 온 것 같은 외국인들.

그리고 그 사이에 벌레같은 나
확실히 마라톤대회보다 평균연령대가 낮아보였고
무엇보다 장비들이 정말 화려했다. 그런데 그 화려한 장비들 사이에
유독 눈길이 가는 것은 화려하지만 경험이 느껴지는 그 낡은 모습들.
장비들의 빛바랜 로고와 고수분들의 갈라진 종아리는 정말로 그들의 경험을 증명하듯 조화를 이루었고 정말 멋진 장비는 이런게 아닐까 생각해보게했다.

대회의 긴장감과 분위기가 더해져 왕방산 국사봉을 오를때의 평속은 7이 찍히고 있었는데, 이것이 패착이었다. 5정도로 고정했어야했다.
너무 무리해서 하산하다가 쥐가 날듯말듯하더니 결국 쥐가 나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마른 풀숲으로 빠져 신음하며 한동안 돌처럼 뭉쳐진 종아리근육을 펴고 주무르고... 그 와중에 나를 걱정하던 다른 선수분들도 보았다.
부상이 아니고 쥐라고 괜찮다고 어서가시라 하며 한동안 거기서 시간을 허비했고 이제 목표는 실버벨이 아니라 완주가 되어버렸다.
수 많은 하프와 풀 마라톤 대회를 참가했지만 쥐가 난 적이 없어서
크램픽스를 챙기지 않았는데.. 다음 트레일 대회부터는 꼭 챙기리라 다짐했다. 어느정도 이제 걸을 수 있겠다 싶어져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쥐가 100%회복이 아니고 50%회복으로 느껴져 무리하면 바로 다시 재발하는 그 상태.. 그 적정선을 찾아가며 종아리와 타협을 시도했고 다행히 시간이 좀 지나 다시 고통을 참고 달릴 수 있는 상태가 되어 능선에서는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어디쯤 왔나 계속 내 위치와 남은 거리를 확인하며 계속 진행했고 아니다 싶으면 주저앉아 쉬기를 반복했다. 2번 보급지를 만났을때의 반가움은 말로 다 못한다. 나는 모든 물과 이온음료를 다 마셔버려서 가벼운 탈수증세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보급이 나타난것이다. 물과 포카리를 채워넣고, 오렌지 두어개를 입에 쑤셔넣고 다시 걷고 달리고를 반복했다. 미군기지 앞쪽에서 우리 산악회 대장님을 만났고 어느정도 같이 가다가 50k선수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그들은 정말로 괴물같아보였다. 후반부에서 22k 선수들도 전부 추월하며 달리는 진짜중의 진짜들..

그리고 극 후반부에 1km즈음 남았을까?
나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다리상태를 무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더이상 오르막은 없었고 능선과 하산의 반복이었다.

내가 대회 전에 했던 모든 다짐과 각오를 쏟아붓는다는 심정으로 할 수 있을만큼 했다. 그리고 계측종료지점에 닿았다.
완전히 망한 줄 알았다. 내 체력에 실망했고 그동안의 훈련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3시간20분이라니.. 그런데 먼저 들어온 친구가
내 순위가 700명중 185등이라 말해줬을때 나는 정말로 의아했다.
500등 정도를 예상했건만.. 그건 좀 위안이 되었다.


이렇게 나의 두번째 트레일 대회는 끝났다.
산은 나를 또 가르친다. 내가 전력을 다해 임한다고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는다. 내 수준을 알고 확실하게 타협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나는 이 모든 고통을 새기고 다시 산을 오를것이다.

다음은 6월23일 치악산 원주트레일 28k다.

추천 비추천

14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192882 뀨뀨몬의 금일 설악 코스 분석 [8] 오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127 6
192881 땀쟁이 당일산행 가방이 맞냐 조끼가 맞냐 [3] 등갤러(121.169) 05.19 157 0
192880 지방에서 지리산 성삼재 가는거 자차 아니고선 ㅈㄴ 힘들어 [4] ㅇㅇ(112.153) 05.19 146 0
192879 솔직히 백만송이야 [2] 등갤러(172.226) 05.19 295 2
192878 대피소 ㅂㅅ같이 낮에 난방 틀더니 [1] ㅇㅇ(39.7) 05.19 169 0
192876 5.18 광주 무등산 갔다옴 [9] 비기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090 14
192875 오색 3시 오픈런에 고어택스는 왜쳐입고 올라감? [8] 등갤러(172.226) 05.18 279 0
192874 형님들 설악산 코스 질문 드립니다 [4] 등갤러(172.226) 05.18 147 0
192872 봉우리가 돌산인 예쁜산 뭐뭐있을까 [5] 등갤러(1.252) 05.18 141 0
192871 등갤럼은 딱 두 부류로 나뉨. [1] ㅇㅇ(223.38) 05.18 157 0
192870 오늘 80넘으신 할머니 오색으로 올라가심 오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66 0
192869 등산하다 만나는 예쁜여자들은 [2] 등갤러(116.32) 05.18 240 0
192868 오늘 처음으로 등산 중 급똥 와서... 등갤러(211.42) 05.18 119 3
192867 닭강정이랑 생맥주들고 아차산 올라가서 노을보고싶다 [3] ㅇㅇ(211.214) 05.18 100 0
192866 야등 중 불암산 학도암 근처 에서 찍은 사진 [4] 등갤러(118.235) 05.18 177 1
192865 등산 하는 여자 평균 [1] 등갤러(118.222) 05.18 356 0
192864 무리한 등산 후 뭐해야 하나요? [9] 등갤러(59.27) 05.18 228 0
192863 못생긴년들이 얼굴까고 유튭브하면 너무 보기 싫더라 등갤러(122.42) 05.18 92 1
192862 살로몬 센스프로 써본사람있어? [2] 등갤러(116.32) 05.18 125 0
192861 오늘 신선대에서 공룡 감상중에 [9] 오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267 1
192860 다이소에 물병 파우치 있던데 [2] 등갤러(49.171) 05.18 214 0
192858 처음으로 대피소 1박 하려고 하는데 식량은 뭘 싸가야 하나요 [6] 등갤러(221.147) 05.18 149 0
192857 나 설악산 갓다가 밤에는 별구경 하고 싶은데 [2] 등갤러(122.42) 05.18 130 0
192856 나도 설악산 갈거야 [3] ZEN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43 0
192853 사패산 처음가봄 [11] ㅇㅇ(175.125) 05.18 1570 9
192852 등산화 사이즈 확인좀 [2] 등갤러(14.47) 05.18 123 0
192851 여기 어디 산인지 맞히면 등산천재 [2] 등갤러(118.222) 05.18 204 0
192850 수리부엉이 어리둥절 고양이 본 반응 등개(113.130) 05.18 77 0
192849 미미하지만 좀더 빨리 하산함 [2] 알파리우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41 1
192848 아직도 해가 안떨어졌네 [1] ㅇㅇ(223.38) 05.18 67 0
192846 설악산 호로록 둘러보고옴 [29] 뀨뀨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745 11
192845 한국 대피소 GOAT [2] 등갤러(211.234) 05.18 221 0
192844 근데 100대명산 이거 다 정복하기 ㅈㄴ 쉽지 않은듯 [5] ㅇㅇ(223.62) 05.18 163 0
192843 오늘 새벽 3시 남설악 오프런 느낀점 [4] 등갤러(211.234) 05.18 231 1
192842 수락산 석림사 코스 다녀왔다 [6] 등갤러(220.65) 05.18 1338 7
192841 도봉산 가는길 김밥집들 몇시에염?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44 1
192840 대피소 넘버원 꿀템 [1] 등갤러(223.38) 05.18 93 0
192839 뉴비 두번째등산 정상찍었다 [6] 등갤러(116.32) 05.18 1135 8
192838 등산 전날 저녁 무거운 음식 먹으면 [1] M생(39.120) 05.18 97 0
192837 금정산 완등 [2] 금정산맨(220.126) 05.18 94 2
192836 물얼려가도 되냐? [7] ㅇㅇ(223.33) 05.18 146 0
192835 수풀가시 우거진데 지났다가 바지 가시에 손상됨 시발 [4] ㅇㅇ(118.235) 05.18 111 0
192834 알리 풀착장하고 북한산 간다 [5] 등갤러(119.197) 05.18 141 0
192833 북한산 가깝고 경치 좋고 오를만하고 [9] ㅇㅇ(112.186) 05.18 768 5
192832 강릉TNF 10km 종료! [8] 와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430 4
192831 실시간 설악산 특파원 [1] 블랙먼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74 4
192830 등린이 소백산 갔다 왔는데 북한산이 더 좋은거 같음 [7] ㅇㅇ(211.234) 05.18 266 5
192829 이제 집간당 일단 자야지 [3] 뀨뀨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105 0
192828 트레킹화 하나 장만할려는데 추천좀 [2] 등갤러(121.100) 05.18 130 0
192827 등산하다 보면 돌무더기가 보이는데, 그 이유는 [1] ■■ㅇㅇ(223.38) 05.18 11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