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에 120층, 100층 빌딩 건립 추진 롯데월드에 월드비즈니스센터 설계중

부산이 정말 ‘마천루 도시’로 변해갈 수 있을까? 부산항만공사가 지난 25일 북항재개발 마스터 플랜중 “국제·교류업무지구에 100층, 120층의 랜드마크형 빌딩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궁금증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2개 빌딩을 포함하면 부산에 지어지는 100층 이상 마천루는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자리에 건설중인 107층 짜리 제2롯데월드와 부동산개발업체인 솔로몬그룹이 지난 해 해운대구 센텀시티 안에 102~110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한 ‘월드비즈니스센터 부산’ 등을 포함하면 모두 4개에 이른다.

▲ 북항에 추진되는 120층, 100층 빌딩.

이는 우리나라 16개 시·도중 최다(最多)다. 서울과 같은 수다. 잠실의 제2롯데월드(112층), 뚝섬 내 현대제철 부지의 현대차 그룹 마천루(110층),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120~130층), 한국철도공사의 용산역 남측 철도기지창 부지 100층 빌딩 등이다. 인천·경기 등 나머지 지역은 1~2개씩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 상태론 부산이 가장 앞서 있다. 부산제2롯데월드는 이미 짓고 있고, 월드비즈니스센터 부산은 설계중이다. 서울의 경우 가장 진척이 많이 된 잠실 제2롯데월드가 서울시 건축심의중이다. 나머지는 지구단위계획편입이나 용도변경 등의 절차도 밟지 않은 상태여서 될 수 있을 지 여부 또한 아직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부산에 4개의 마천루가 다 설지는 미지수다. 우선, 경제성. 공사비가 1조원 이상 드는 대역사인 마천루를 짓는다고 수익이 남겠느냐는 것이다. 올 연말까지 설계가 끝날 월드비즈니스센터는 현재 건설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1년 착공 후 현재 5%도 채 안되는 공정을 보이고 있는 제2롯데월드의 공사 부진도 이런 요인 때문이라는 설(說)도 있다.

▲ 부산롯데월드 조감도.

이런 의문엔 현재의 부산 경제 상황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지금은 서면, 부산역 앞 등 부산시내 곳곳의 10~20층 짜리 빌딩중 ‘임대’라는 안내문이 안 붙여져 있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사무실이 남아 도는 데 100층 짜리 건물들이 4개나 들어서면 입주할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먼저, “돈 계산에 밝은 기업이 채산성 없는 장사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건설한다는 얘기다. 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동·서부산개발, 북항재개발, 문현금융단지 등을 통해 지역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금융·물류·영상·IT 등 고부가가치 고급 서비스 산업들이 동반 발전, 그만큼 수요를 창출할 것이란 낙관론이 만만찮다.

이들 건물이 완공되는 10~15년 후 부산의 모습은 지금과 확연히 다를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다. 부산시 이영활 경제진흥실장은 “마천루 빌딩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라며 “이들이 들어섬으로 인해 부산의 발전 속도와 폭은 더욱 빨라지고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 구상도.

또 4개의 마천루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서로 차별화해 다른 색깔을 지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상태에선 제2롯데월드는 백화점·놀이공원·호텔 등이 중심이고, 북항 마천루의 경우 국제무역센터·컨벤션센터·특급 비즈니스호텔·금융센터·면세점·명품관 등을 유치할 구상으로 있다. 센텀시티 월드비즈니스센터는 아직 구체적인 플랜이 나와 있지 않다.

김형구 부산경제연구소장은 “남항·북항·해운대 등 지역적 특성과 전통을 반영하면서 컨벤션·관광·금융·컨설턴트 등 고급서비스 등 분야중 중심을 서로 달리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어야 4개 마천루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지역 발전과 변화를 견인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기자 <U>park21@chosun.co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