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봉 전체를 날려도 매립토의 1/3밖에 확보되지 않기 때문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플로팅 공법에 대한 가능성 타진이 시작된 점은 고무적"이라며 "가덕도 절반 이상을 절토하겠다는 매립식 공항 건설은 비상식적이며 관련된 토사량에 대한 기록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수봉 전체를 날려도 매립토의 1/3밖에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은근슬쩍 연대봉을 깎아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강 교수는 "오늘 논의의 대상인 가덕도와 지심도는 일제 침략의 도구이자 우리 선조들과 국토의 고통과 아픔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전쟁유산"이라며 "이는 모멸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지우거나 덮어버릴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는 '최근 갈등과 관련된 기억유산'(sites associated with memories of recent conflicts)'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갈등기억유산의 경우 관련국들의 화해나 합의를 전제로 등재를 추진해야 함도 천명했다.

강 교수는 "2023년 등재를 목표로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잠정목록 중 서너곳이 갈등기억유산에 해당되는데, 특히 '1944년 노르망디 상륙 해변'과 'ESMA 박물관 및 기억의 장소'(고문센터)가 주목된다"며 "눈여겨볼 점은 등재 추진 당사국인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모두 피해국 또는 피해자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는 '증거를 가져야 가해국(자)에게 잘못을 지적할 수 있고 그 피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어떠한 이유로든 전쟁유산의 파괴와 멸실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30여년 전 한국토지개발공사(LH공사)에서 원주 단관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고 박경리 선생의 옛집이 사라질 뻔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박경리 선생 옛집과 마당은 박경리문학공원이 되어 원주 단관지구의 '빛나는 진주'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