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 5월 5일에 결혼하는 예비신부입니다.

저는 여상을 나왔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것도 아니었고 취직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었고 단지 공부를 못해서였어요.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공부하는게 너무 싫어서 20살에 바로 취직을 했습니다.

경리라는 직업이 남들에겐 인정 못받는 직업이지만 저는 거기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다달이 차곡 차곡 쌓이는 잔고들을 보면 한달간 고생했던 게 다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랄까...

다소 어린 나이에 돈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드랬습니다.

20살부터 경리 생활을 했고 36살인 지금까지 경리를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방값이나 생활비등은 안들어 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적금만으론 안되겠다 싶어서 나름대로 재태크 공부까지 해가며

정말 악착같이 모았는데 외모에 투자를 안하다 보니까 남자가 안생기더라구요.

이상하게 주변에 버는 족족 옷사고 신발 사고 외모에 투자하는 친구들은 

다들 괜찮은 남자들 만나 시집들 가더라구요. 주변에 남자들도 들끓고...그때 약간의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금방 털고 일어 났습니다. 언젠가는 제 진가를 알아 주는 남자가 나타나리라 생각했죠.

그리고 작년에 소개팅으로 만난 저랑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이번 5월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고작 3억 6천 번 여자가 이런말 하면 건방지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열심히 돈을 벌어 놓은 돈으로 집을 살것이기 때문에 저는 남들 다 하는 집걱정 안해도 되구요.

사실 요즘 남자들이 집 해온다고는 하지만 정작 해오는 남자 몇이나 되나요.

대부분은 빚내서 전세 얻어 오거나 사오거나 그렇겠죠.

그런데 전 적어도 빚 없이 집은 가지고 시작하는거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제 연봉이 3200정도 되는데요. 모아 놓은 돈 3억6천 있겠다. 연봉 3200되겠다.

저와 결혼할 남친 연봉 4700까지 더하면...정말 남부럽지 않게 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저희보다 잘 버시는분들 충분히 많겠지만...)

만약 제가 그동안 열심히 살지 않았다면 이렇게 안정된 직장을 얻을수도 없었겠죠.

경리는 경력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남편의 외벌이에 의존해서 살아야 했을거예요.

아무튼 오늘 제 통장들을 놓고 이렇게 보니까 그간의 고생들이 주마등처럼 지나 가면서

형용못할 감정들이 막 생기네요. 정말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하던데...

저 그래서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너무 염장이라면 죄송해요. ^^ 저를 통해서 많은분들도 좀 더 열심히 그리고 좀 더 큰 행복 누리시라고 글 올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