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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徐民)의 과학과 사회]안 예쁜 그녀들 (스압)

차갤발정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0.20 11:23:12
조회 338 추천 0 댓글 3


내가 못생긴 걸 안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학교 현관 앞의 전신거울 앞에 선 난 내 모습에 깜짝 놀라 뒤를 바라봤다. 내가 막연히 상상하던 모습과 정반대의, 올챙이 눈을 가진 못생긴 아이가 서 있었으니까. 하지만 뒤엔 아무도 없었고, 거울에 비친 상은 바로 나였다.

그 뒤부터 난 되도록 땅을 보고 걸었고, 남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말없이 혼자 앉아있는 아이가 됐다. 길을 가다가 생판 모르는 애한테 “넌 왜 이렇게 못생겼니?”란 말을 들어야 했고, 고1 때는 “처음에 너 봤을 때 완전히 바보인 줄 알았어”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 인생이 뭐가 재미있겠는가?

앞으로라고 나아질 게 없어 보였기에 ‘난 대충 스무살 정도까지만 살아야지’라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가면서 외모는 점점 중요한 게 아니게 됐다. 한 여자한테 “귀엽다”는 말도 들었고, 가끔씩 거울을 보면서 ‘이만하면 나도 괜찮네’라고 감탄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이유는 내가 남자였기 때문이고, 예쁘지 않은 여자들의 삶은 나이가 들고 지위가 아무리 올라가도 척박하기만 했다. 소설가 박민규가 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미모와는 거리가 먼 여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야 이 못난아.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말은 여섯 살 때 들은 것입니다…이름으로 절 부르는 애들은 없었습니다. 저에겐 늘 별명이 따라다녔고, 별명이 늘어날 때마다 어둠의 영역도 커져만 갔습니다.”

그 책에는 별로 예쁘지 않은 여자가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이 나온다. “저 같은 여자들은 스스로를 마취해야 합니다. 야근을 마치고 ‘미스리, 이렇게 늦었는데 괜찮겠어?’ 건성으로 묻는 말에 ‘그럼요, 전 얼굴이 무기잖아요’라고 대답해야 환영받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게 다가 아니다. 노래방에 가서는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대신 “앗싸!”를 외치며 웃기는 춤을 춰야 하는 게 그네들의 할 일이다.

<해피투게더>라는 프로를 보면 잘생긴 남자 배우가 출연할 때마다 고정 멤버인 신봉선은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 같은 여자는 어떠냐”고 추파를 던진다. 물론 그 질문은 모두의 웃음만 유발할 뿐, 답을 얻지 못한다. 그 남자 배우가 춤을 출 때면 신봉선은 남자 곁으로 가 야한 춤을 추며 관심을 끌려고 한다. 좀 예쁜 여자였다면 스캔들이 났겠지만, 그게 신봉선이기에 웃음의 소재 이상은 되지 못한다.

이정진이 좋다고 고백하는 정주리를 보며 다들 웃음을 터뜨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젊디젊은 여성인 정주리나 신봉선에게도 분명 “영원한 사랑의 발라드”가 있을 테지만, 세상은 그걸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드라마 속에서도 안예쁜 그녀들은 예쁜 주인공이 말할 때마다 맞장구를 치고, 뜻하지 않은 위기에 봉착한 주인공을 위로하기 바쁘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진 주인공을 안예쁜 그녀들이 위로하는 모습은 그저 쓸쓸하다.

얼마 전에 끝난 <남자의 자격 하모니>는 감동의 물결이었다. 그들이 하나가 되어 ‘넬라 판타지아’를 부를 때 난 눈물을 흘렸다.

합창대회에 참가한 그네들이 무대에 입장하기 직전, 멤버 중 하나인 박슬기가 “떨린다”고 했다. 그때 뒤에 있던 남자배우 김성민은 갑자기 박슬기를 껴안는다.

나름 위로의 차원이었지만, 눈에 거슬렸다. 박슬기가 아니라 아나운서 박은영이 떨린다고 했다면 김성민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만일 그랬다면 성희롱이라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아무나 껴안을 수 있는 무성적 존재, 그게 TV에서 비춰지는 안예쁜 그녀들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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