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 중 한 명이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난입해 장난감 칼을 휘두르는 헤프닝이 벌어지자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이하 야갤) 이용자들이 이 장면을 이용해 각종 패러디 작품을 탄생시키며 그의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다. 결국, 해당 관중은 공개 사과했다.

  지난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황당한 장면이 발생했다. 7회 초 SK 박재홍이 타석에 들어서자 롯데 팬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장난감 칼을 휘두르며 그라운드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리고는 홈을 향해 쥐고 있던 칼을 던지며 무언가 항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장면은 이 경기를 중계하는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고, 각종 언론에서는 이 행동에 대해 거세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야구팬들 역시 "욕먹어도 할말 없는 행동"이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고, 야갤 이용자들은 이 장면을 보고 \'꼴리검\'이라는 단어를 탄생시켰다. 꼴리검은 \'꼴찌+훌리건\'의 합성어로 롯데 팬들을 비하하는 단어 \'꼴리건\'에 칼을 뜻하는 단어 \'검\'을 더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그를 단순히 비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난입 장면과 그에 어울릴만한 배경음악을 삽입한 패러디 작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며 그의 행동을 비꼬기 시작했다.

  이용자 \'서러5거\'는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테마송에 난입 영상을 삽입한 \'위엄 쩌는 칼메기(칼+갈메기)의 등장\'이란 작품을 만들어 내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칰드립\'이 드래곤볼 삽입곡을 더한 \'칼리건에게 이 BGM을 바칩니다\'를, \'꼴데\'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의 칼에 착안해 팝송 \'you spin me round\'를 넣은 \'미트스핀 꼴리검\'을 공개했다. \'링고★\'는 드라마 \'야인시대\' 삽입곡인 \'영웅주의\'를 넣은 \'솩충이!! 넌 날 이길 수 없다\'라는 제목의 패러디물을 공개했고, \'읭\'은 경건한 음악의 대명사인 파헬벨의 \'상투스\'를 해당 이미지에 삽입해 긴박한 분위기를 정 반대로 만들어 이용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외에도 롯데껌 CM송과 합성한 \'검이라면 역시 롯데검\', "우아한 몸동작"이란 부제와 함께 공개된 \'천사 소녀 네티\' 주제가 버전, 유명 이온음료 주제가 합성물, \'인간극장\' 주제가에 "꼴리건 씨는 오늘도 장난감 검을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란 설명과 같이 등장한 \'꼴리건의 인간극장\'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순하게 음악을 넣는 것에서 진화해 칼에 효과를 준 패러디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칼을 마치 광검인듯 효과를 준 뒤 영화 \'스타워즈\'의 주제가를 넣은 \'제다이 꼴리건\'과 \'꼴리베이더\'가 그 주인공이다. 뿐만 아니라, 칼 주변에 요정가루가 흩날리는듯한 효과를 준 뒤 \'달의 요정 세일러문\' 주제가를 넣은 \'달의 요정 꼴리건\'도 등장했다.

  이용자 \'ㅇㅇ\'은 음악을 넣지 않았다. 대신 칼끝에 불을 합성해 마치 난입팬이 \'성화봉송\'을 하는 것처럼 만들고 "부산의 올림픽 유치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를 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부산은 지난달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경기장 난입 파문이 점점 커지자 경기장에 난입한 롯데 팬은 7일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에 사죄글과 함께 이 같은 퍼포먼스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어제 있었던 경기장 난입사건으로 인하여 불쾌한 마음을 가지신 모든 분과 롯데 관계자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한 뒤 "저에 대한 기사가 너무도 저질적으로 표현되어 몇 마디 변명 좀 하려고 찾았다"고 글을 쓰게 된 동기를 전했다.

  그는 "어제의 장난감 칼 경기장 난입은 사실 계획되었던 저만의 시위였다"며 "SK 박재홍 선수가 공필성 코치에겐 사과를 했지만 김일엽 선수에게 사과를 했다는 기사를 읽어보질 못했다. 그래서 장난감 칼에 \'김일엽한테는 사과 안하끼가\'라는 문구를 쓰고 박재홍 선수가 꼭 읽어보라는 의미에서 경기장으로 난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많은 순수한 롯데 팬분들이 저 하나로 인하여 싸잡아 욕을 듣는다는 것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짧은 저의 판단이었다. 저로 인해 불쾌하셨던 모든 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재차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