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의 해외진출관련>

허재의 해외진출 건의 전모에 대해서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87년 대만주최의 제법 권위있는 농구 대회인 존스배를 통해서 맞붙게 되는 미국 대학 선발팀과의 경기는 허재를 미국 농구계에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고(그때 한국대표팀이 미국 대학선발팀에 승리를 거둠)..

이 무렵 NBA하부리그 중 최고리그였던 CBA리그 중 한 팀의 입단테스트 제의를 받기도 합니다.(어떤 팀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사실 전성기를 아우르던 무렵인지라 이 당시라도 미국으로 진출하여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이때는 구단에서도 반대하였을 뿐더러 허재 선수 본인이 별 적극적 의사를 보이지 않아(하부리그로 가느니 차라리 국내에 남아 의리나 지키자는 명분적 의리론은 이때 등장한 것으로 압니다만.. 당시 CBA리그 수준은 지금 NBA의 마이너리그인 NBDL보다 더 수준 높은 리그였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며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NBA하부의 리그라도 갈 수 있었을때 미국에 진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습니다.) 무산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90년도 세계선수권대회의 인상적인 활약상(이집트전 62득점 등)으로 인해 90년도에 다시한번 CBA리그의 어떤 팀과 92년도에 NBA의 한 팀에서 입단테스트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94년도 캐나다 토론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이집트를 연거푸 꺽으며 역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었습니다.(3승5패로 13위)

그때 허재선수의 개인 기록치도 리바운드 부문을 제외하고 상기에 언급한 바와 같이 상위권에 랭킹되었습니다.(대회 득점 5위, 스틸 1위, 어시스트 3위)

그리고 그 영향으로(94년 대회가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임) 95년 가을경,
NBA 신생팀인 밴쿠버 그리즐리스 구단은 계약금 3백만 달러, 연봉 80만달러에 허재의 스카우트를 제의해 왔었습니다.

결과적으로야 뒤도 돌아보지 말고 미국행을 결정했어야 할 절호의 찬스였는데.. 이야기는 그만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맙니다.

그때 당시 아시안 클럽 선수권 대회 참가차 서울을 비우고 말레이지아 있던 허재는 반신반의(?) 하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고, 서울의 허재 가족은 허재를 오히려 국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던 대만에 보내기 위한 물밑 작업을 거의 성사시켜 놓고 있던 터라 당시 에이전트를 자청한 한창도 감독과 트러블을 일으키고 맙니다.

더욱이 허재의 연고권을 갖고 그에 대한 매니니먼트 책임이 있는 기아는 허재의 대만행을 막느라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NBA 접촉은 꿈에도 꾸지 못했으니 한국, 아니 아시아 최초의 NBA 입성은 물거품이 되고 말아버린거지요.

허재선수(당시) 자신은 물론, 가족, 에이전트, 소속 구단이 모두 힘을 합해도 될까 말까 한 역사적 프로젝트가 순전히 전략 부족으로 날아가고 말았던 거지요.

아 이건 정확히 않은 일종의 루머이긴 하지만.. 과거 임달식 선수와의 충돌로 근신기간을 겪고 있을때에도 미국 CBA 에서 좋은 조건으로 허재를 초정하려 했으나, "징계 기간중에, 해외진출?, 니가 협회를 우습게 보냐" 라는 농구협회의 불허로 이도 무산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암튼 모두 NBA팀들로부터는 아니었지만..
그저 "나 NBA갈꺼야"하고 혼자 김치국 마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고갔던 94년 밴쿠버의 콜 등등비롯해 모두 미국 CBA나 NBA팀들쪽에서 \'먼저\' call 을 받았던 선수라는 겁니다. 아무것도 아닌 형식적 절차 같아도, 당시 글로벌화가 지금과 같지 않았던 NBA에서 이런 것만 보아도 허재의 가능성을 아주 조금은 엿볼수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