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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정도 지난 썰

892(118.36) 2024.06.05 17:18:02
조회 164 추천 3 댓글 0

과거에 우연히 기원 같은 곳을 갔는데 김성래 사범님이 운영하시던 곳이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어린 아이가 혼자 기보를 놓고 있었습니다.


제가 뻘쭘하게 있으니까 김성래 사범님이 아이에게 저와 대국을 해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이가 뾰루퉁했지만 저와 대국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기력은 타이젬 8단을 둔다고 하길래 제가 2점을 놨습니다. (안경을 낀 아이였는데 설마 신진서프로는 아니겠지요?)


몇 수 둬보고 누구나 그렇듯이 저를 급바둑정도로 생각하고 딴짓도 하고 착수도 빠르고 저를 물로 보고 바둑을 두기 시작하더군요.


일방적으로 몰리면서 비참하게 겨우 겨우 버티다가 제가 두 집을 이겼습니다.


아이 멘탈이 나간 것 같더군요.


두 번째 대국에서 제가 은근슬쩍 정선으로 두기 시작했습니다.


멘탈 나간상태에서 아이는 정선으로도 저에게 패했습니다. 결과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불계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수에 대응을 못하더군요.


뒤에서 지켜보시던 김성래 사범님이 화가 나신 것 같았습니다.


어디서 굴러온 허접한 기초도 안된 바둑에게 자신의 제자거나 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패한 사실이 몹시 불쾌하신 것 같았습니다.


김성래 사범님이 제가 극구 정중하게 사양하는데도 저에게 한 판 두자고 하셨습니다.


이 시기에게 프로기사에게 큰 돈을 내고 대국을 하던 시기라서 로또 맞은 상황이었는데 저는 이미 체력이 다했습니다.


도저히 대국을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1년에 한 번 각잡고 제대로 두는데 그 아이에게 영혼까지 끌어올려서 모든 진기를 다 쏟았습니다.


그래서 남은 기력이 없었습니다.


7점을 놔도 이길 자신이 없었습니다.


4점 대국에 20집 정도 패한 느낌이라 불계패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바둑판 4개의 분면중에서 4회의 전투가 벌어졌는데 1회를 제가 이겼습니다.


김성래 사범님이 그 부분의 패배를 인정하셨고 제가 매우 잘 뒀다고 하시더군요. 저를 더 이상 좇밥으로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저에게 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신 것 같았습니다.


몇 시간 뒤에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여자 아이가 짜장면 그릇을 들고 돌아 다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김성래 사범님 딸인데 바둑을 엄청 잘 둔다고 하더군요.


김채영 프로라고 생각됩니다.


세월이 흘러 김채영 아이가 프로가 되는 모습을 보니 매우 반갑더군요.


저와 대국했던 아이는 프로가 되었는지 신진서 프로였었는지 아직도 궁금하긴 합니다.


몇 년 후에 이창호 사범님과 다면기 대국에서 3점에 발렸습니다. (4점 놓으라고 하셨는데 3점으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그 이후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대국들은 30수가 진행이 되지 않았는데 저와 이창호 사범님은 대국이 끝난 상황이었습니다.


둘이서 초속기로 저의 7집 패배였고 주변 사람들이 와! 잘 둔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대한 프로기사를 상대로 초속기로 바둑을 둔 제가 미친놈이었습니다.


몇 년 후에 다면기 행사에서 박승문 사범님과 3점에 대국을 했고 공배 메우다 자충을 놔서 불계패를 선언한 적이 있었는데 사범님이 제가 3집 이기는 바둑이었다고 불계패를 물려 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정중히 제가 패했다고 머리를 숙였고 박승문 사범님은 인품이 훌륭하고 온화한 분이었습니다.


시니어 리그 선수로 출전하시는 모습을 보니 반갑더군요.



그 후 어떤 사고로 머리를 다쳐서 기억을 잃게 되었고 타이젬3단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매년 1단씩 오르면서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했는데 기력이 원위치 되고 있는 줄도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아직 회복이 안된 상태입니다.


요즘에는 디지털 치매까지 온 것 같아서 회복이 쉽지가 않네요.


야동을 보는 것은 좋지만 수 십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보는 것은 정신 건강에 나쁜 것 같습니다.


다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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