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 이상만]

신진서와 최고 사양 카타고 중 누구랑 두는 게 더 승산이 높을까? 1단 이상의 바둑팬들이여, 당신들은 AI와 대국해 보았는가? 여기서 말하는 AI는 '7급', '아마 1단', '아마 5단' 수준의 스파링용 AI가 아닌 인간을 뛰어넘는 최강의 AI를 말하는 것. 최강의 AI라 해도, 같은 카타고라 해도 사양 차이가 있기에 5단이어도 AI와의 치수를 7점으로 볼 수도, 3단 이어도 AI와의 치수를 5점으로 볼 수 있음. 이런 편차가 있지만 이 글에선 그런 변수는 생략하고 생각해 보자. 당신이 1단이든, 9단이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님. AI와 대국을 통해 나와 AI의 치수라고 상각하는 치수를 신진서와의 대국에 그 치수를 적용한다면 AI랑 둘 때보다 승산이 높을지, 낮을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목적임. 여기서 인간 중 신진서를 콕 집은 이유는 별 거 없고 인류 역사상 가장 바둑을 잘두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신진서와 최고 사양 카타고의 치수는 2점과 3점 중간 수준의 치수로 가늠하고 있다. 이제 사고 실험을 시작하자.

필자의 경우 타이젬 카타고 상대로 6점에 15전 2승 13패 했다. 이런 내가 신진서와 6점에 둔다면? 내 생각엔 15전 15패일 것 같다. 이 글에서 '1단 이상만'이 붙은 이유는 1단 미만 실력에선 치수 차이가 극도로 많이 나서 논쟁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1단 미만의 바둑팬을 무시하는 게 절대 아니니 오해 말도록.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AI는 항상 최선의 수를 찾아 둠. 기력이 아무리 약한 상대여도 정수만을 구사함. 신진서가 꼼수만 찾아 둔다는 게 아니라, 신진서를 포함한 인간은 기력 차이를 의식해 그에 걸맞는 흔들기를 구사함. 괜찮다고 생각하는 후보 중 반 집 정도 손해 같더라도 접바둑이라면 무난한 수보단 어렵게 흔들어갈 수 있는 수를 선택할 것이고 기력 차이가 얼마나 나느냐에 따라 선택도 약간씩 달라질 것이다. 내가 AI와 둘 때 나는 맞수랑 둘 때와는 다른 기풍을 선보임. 확실히 손해보는 수인 걸 알면서도, 더 나은 수가 보이는 거 같더라도 싸움의 여지를 없애고, 두터운 수를 선택함. AI는 블루 스팟인 한 칸 뜀을 두겠지만, 인간은 큰 세력에 뛰어들어 타계를 선택할 것임. 우리 수준에선 신진서든 최고 사양 카타고든 엄청나게 큰 기력 차가 나서 신진서보다 2~3점 더 강한 게 큰 의미가 없을 정도라 신진서가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예를 들어 한국 랭킹 TOP50 수준의 상당한 고수라면 그 폭이 훨씬 좁혀져서 최고 사양 카타고가 훨씬 어려울 것임.

투표를 통해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나눠보자.

접바둑을 더 잘 구사할 신진서가 유리하냐, 그렇진 않지만 신진서보다도 2~3점 더 센 최고 사양 카타고가 유리할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