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수?

난 신을 안믿는다 신을 믿는 사람들만 있었으면 알파고 같은건 애초에 만들어지지도 않았을거다

흑 37이 바둑의 역사를 부정하는 100수앞의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한 신의 한수고 흑 63이 승착이란건

바둑도 모르고 알파고의 대단함도 전혀 모르는 소리 아니냐

인간 고수가 100수앞을 본다는건

정석이 있다는거고 직관으로 설계된 그림이 계산으로 수정되기를 반복한 지도가 수없이 많이 있고 그 지도를 거의 외운다는 뜻인거고

거기에는 신이 끼어들 틈이 없지

과학자들이 만약에 백 36이후의 반상의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자 했다면 아직 바둑 인공지능은 사람을 넘기 힘들었을거 같은데?

알파고의 놀라웠던게 돌이 서른여섯개가 놓이고 그 배석의 상태에서 그 모양에서 서른 일곱개로 끝나는 그림의 완성으로 37을 선택한거 처럼 보이던데

(항상 그렇게 배석을 하는건 아니고 점정을 위해서 밑그림도 그리기도하고)  

만약에 그렇다면 이건 인간이 정석을 떠나서 바둑을 처음 바라보는 관점 그 자체 아니냐? 그야말로 직관이라고 부르는 감각인거고

인간 최고수들이 많이 두어온 기보에 없는 내용의 신수라고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물론 이세돌의 백 38이 흑 63자리로 오지 않고 우상쪽으로 중복되어서 인간이 쌓아온 가치와 충돌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 가치의 진짜 증명을 보지는 못했지만 선택 자체는 직관적인 선택이라고 보는게 맞고 그래서 더 놀라운게 아닌가 싶은데

암튼 내가 감히 이세돌이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하고 싶진 않지만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거라고 믿고 상대의 계산능력에 겁먹지 말고 자기 스타일대로 

남은 세판중에 한번 이상은 멋진 기보 한장이상 뽑아주길 바람 

물론 세판다 이기라고 응원은 하고 이기든 지든 멋진 모습 보여줄거라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