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본바둑의 몰락은 문을 걸어 잠궈서 일듯

질문맨(220.121) 2014.10.12 07:41:44
조회 477 추천 0 댓글 5

일본 기성전이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 9단의 우승으로 끝났다. 전국의 명승지를 돌며 진행된 7번기 승부에서 도전자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은 2대4로 패배했다. 그러나 세계 바둑은 이 승패에 관심이 없었다. 우승상금이 무려 4200만 엔(약 6억3000만원)이고 액수를 알 수 없는 막대한 대국료가 별도로 주어진다는 사실, 그리고 일본 전통 복장으로 바둑판 앞에 꿇어앉은 사진 속 요다의 모습이 잠시 눈길을 끌었을 뿐이다. 

기성전 우승상금은 4년마다 열리는 응씨배보다 크다. 전체 규모로 따지면 응씨배의 3배도 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바둑은 왜 여기에 무심할까. 실력의 부재가 주는 허망함 때문이다. 이번에 우승한 야마시타의 세계대회 전적은 23승32패(승률 42%). 지난 10년간 거둔 최고 성적은 <8강 2회>가 고작이다. 그러나 그는 일본 최대의 기성전을 4연패하며 돈방석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상금과 동양 3국 중 최하의 실력이 빚어내는 이 엄청난 부조화가 일본이란 나라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야구의 메이저리그든 축구의 프리미어리그든 실력과 돈은 함께 다닌다. 일본 바둑만은 반대다. 

일본은 언제부턴가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현대 바둑을 일으킨 일본은 과거 누구든 받아들였다. 중국인 우칭위안(吳淸源)과 린하이펑(林海峰), 한국인 조훈현과 조치훈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신문들이 대문짝만 한 1면 기사로 조치훈의 우승 사실을 전하던 그때의 일본 바둑은 단연 세계 최강이었다. 일본은 가부키·스모·바둑을 일본 3대 전통문화라 선전했고, 서양 세계를 향한 바둑 보급에도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한국과 중국이 순식간에 치고 나오면서 사태는 일변했다. 찬란했던 일본 바둑은 점차 우물 안 개구리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4년 전 한국의 아마 강자 3명이 일본기원의 문을 두드렸다. 프로 입단이 어려운 한국을 피해 입단도 쉽고 상금이 많은 일본에서 성공하자는 게 이들의 아이디어였다. 깜짝 놀란 일본기원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온갖 규정을 바꾸는 무리수 끝에 이들의 참가를 원천 봉쇄했다. 

루이 나이웨이(芮乃偉) 9단이 일본에서 거부당하고 한국에 정착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 3대 기전이 비씨카드배처럼 오픈한다면 세계 바둑은 크게 점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일본에선 입에 올리는 것조차 터부가 됐다. 한국·중국 기사들이 일본까지 들어와 우승을 휩쓸면 바둑의 인기가 더 떨어진다는 게 그들의 변명이다.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500여 명의 프로기사 반발도 개방을 막고 있다. 

일본 바둑은 그래도 굴러갈까. 아닐 것이다. <최고의 상금과 최하의 실력> 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도 일본 바둑만의 저력이고 기적이지만 그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일본 바둑이 쓰러지면 세계 바둑도 쓰러진다는 점이다. 세계 바둑의 위기가 전통과 영광으로 가득했던 일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야마시타 9단은 기성에 오른 뒤 “기쁘다”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쑥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터뷰하는 기자도 ‘세계 제패’ 같은 곤란한 질문은 아예 던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야마시타는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세계 기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진정한 실력자라 할 수 없다> 

















예전 신문 칼럼이네요.

강자하고 대국기회가 많아지면 실력이 늘거 같은데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외모와 달리 술 일절 못 마셔 가장 의외인 스타는? 운영자 24/07/01 - -
28537 오늘 바둑은 참말로 ㅇㅇ(175.207) 14.11.07 103 0
28536 근데 박정환이 저렇게 아쉬워하는 모습 되게 오랜만인데 [1] ㅇㅇ(121.155) 14.11.07 208 0
28535 바갤하는 박정상사범은 [1] ㅇㅇ(180.71) 14.11.07 205 0
28534 뜬금 없지만 박정환 손이 되게 예쁘네ㅋㅋㅋ [3] ㅇㅇ(121.155) 14.11.07 187 0
28533 박정환은 욕을 안할래야 안할수가없다 [3] ㅇㅇ(223.62) 14.11.07 247 0
28532 최악이네 [1] ㅇㅇ(175.207) 14.11.07 133 0
28531 12/7 중일 용성전 구리 vs 고노 린 [1] 검은삼연성(14.39) 14.11.07 151 0
28530 박정환 졌다 ㅅㄱ 아직5급(115.93) 14.11.07 98 0
28529 박정환 희망 없다. 던져라 1집반이다. [1] 123(75.80) 14.11.07 196 0
28528 느낌상 똥줄타는 반집승부로 갈 것 같다 dd(218.101) 14.11.07 97 0
28527 정환군 힘내라 라오스향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90 0
28526 이바둑이 미칠거같은게 탕웨이싱이 희망고문 시켜주내 [3] ㅁㄹㄹ(211.117) 14.11.07 222 0
28525 탕씨가또 ㅠㅠ [1] 아직5급(115.93) 14.11.07 168 0
28524 아직 모르는 바둑인데.. ㅇㅇ(218.233) 14.11.07 99 0
28523 박정환의 신화는 계속 이어질 것인가?? [1] ㅇㅇ(162.157) 14.11.07 209 0
28522 바둑 아쉬워서 나는 못보겠다. 루시 (211.117) 14.11.07 125 0
28521 그래도 아직 한 줄기의 희망은 있다 [1] 아직5급(115.93) 14.11.07 130 0
28520 탕웨이싱vs김지석 상대전적 아시는분? [1] ㅋㅋ(39.7) 14.11.07 234 0
28519 벅정환 멘탈완전붕괴인가 [2] ㅇㅇ(162.157) 14.11.07 233 0
28518 '이겼습니다' 등장 ㅋㅋㅋ ㅇㅇ(180.71) 14.11.07 167 0
28517 현재 탕웨이싱 vs 박정환 배당률.jpg [1] 무투님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227 0
28516 오늘 박정환은 욕좀 처먹어야 한다 아직5급(115.93) 14.11.07 124 0
28515 일류기사들 대국답다 ㄷ ㄷ 쩝니당 ㅋㅋ(39.7) 14.11.07 138 0
28514 시발 박정환 좆된듯 아직5급(115.93) 14.11.07 110 0
28513 박정환 맨날 지는 전형적 코스네 ㅇㅇ(180.71) 14.11.07 143 0
28512 박정환 판 긍정적인건 [1] ㅇㅇ(162.157) 14.11.07 175 0
28511 우변에서 패 날 거 같은데 ? 아직5급(115.93) 14.11.07 90 0
28510 오늘 박정환 왜저래 [1] ㅇㅇ(175.207) 14.11.07 160 0
28509 박정환 왜 하변 안잡았냐 ? 아직5급(115.93) 14.11.07 106 0
28508 박정환 대국에 대한 예상도 2개 [1] 아직5급(115.93) 14.11.07 193 0
28507 박정환의 패기부족 ㅇㅇ(112.157) 14.11.07 104 0
28506 20수안에 사실상 바둑 결판날듯 [2] ㅁㄻㄴㄹㄴㅁ(211.117) 14.11.07 173 0
28505 박정환 지금 좀 불리해진듯 [1] 아직5급(115.93) 14.11.07 181 0
28501 수근사전 49일차 문제-2 [1] 수근사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69 1
28500 수근사전 49일차 문제-1 [2] 수근사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73 2
28499 수근사전 48일차 변화도 수근사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93 2
28498 수근사전 48일차 정해도 [2] 수근사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72 2
28497 [랭킹전 도전] Ragradia님 [1] Baeback09(223.33) 14.11.07 95 0
28495 박정환이 현재까지는 우세국면 [9] ㄴㅁㄹㄴㅁㄹ(211.117) 14.11.07 280 0
28487 손근기 사범님 바둑방송 3주 쉬고 11/28 에 합니다. 검은삼연성(14.39) 14.11.07 97 0
28480 박정환 탕웨이싱 초반 초대형 바꿔치기 나옴 [2] ㄴㅇㅇㅇ(211.117) 14.11.07 214 0
28479 2030년쯤에는 인공지능바둑이 타이젬 9단(약) 가능할 것 같다. [1] ㅇㅇ(211.226) 14.11.07 170 0
28478 목진석 조차 고목보다는 외목을 많이 쓰는데 ㅇㅇ(175.223) 14.11.07 146 0
28476 꽃바센터 토요일에 가려는데. [4] rndtkd(125.142) 14.11.07 315 0
28475 [랭킹표 업데이트] minki430님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망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07 117 0
28472 바둑잘두는법 [2] 꿈의1급(175.255) 14.11.07 302 1
28471 작년 목진석 패기 보소 [7] 아직5급(110.70) 14.11.07 416 1
28470 박정환이 과연 3국의 마무리를 잘할것인가? [3] 꿈의1급(175.255) 14.11.07 208 0
28469 무적 바둑 인공지능 만들면 돈 엄청 벌겠지? [2] ㅇㅇ(222.119) 14.11.07 226 0
28468 11월 말에 나올 바둑책 [6] 아직5급(110.70) 14.11.07 419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