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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전문기자 칼럼] 이세돌, '혁명아'와 '말썽꾼' 사이

ㅇㅇ(114.183) 2016.05.27 23:56:11
조회 167 추천 6 댓글 1

2016052403340_0_99_20160525135904.jpg?type=w540이홍렬 바둑전문기자

반상(盤上)의 이세돌은 매력 덩어리다. 화려한 행마와 번뜩이는 수읽기가 그렇고,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은 뒤 '벼랑 끝 전술'로 타개해가는 도전정신이 또한 그렇다. 게다가 성적 또한 발군이다. 기사(棋士) 생활 21년간 세계 제패 18번 포함, 무려 48회나 우승했다. 뛰어난 언변과 스타 기질까지 갖췄으니 영웅 부재(不在) 시대에 그만 한 영웅도 없지 싶다.

그런데 바둑판을 벗어나면 이세돌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으로 갈린다. '구태(舊態) 탈피에 앞장서온 개혁의 기수'란 시선과 '자신만 생각하는 에고이스트'란 시각이 함께 존재한다. 그가 나타나는 곳엔 언제나 풍성한 화제와 반외(盤外) 파문이 한 세트처럼 붙어 다녔다. 그는 자주 개성 넘친 행동으로 기성(旣成) 바둑계와 충돌했고, 그때마다 팬들은 이세돌 옹호파와 성토파로 갈려 논쟁해왔다. 대부분 감정의 골이 파이고 에너지 낭비가 심한 소모전이었다.

한국기원 규정집엔 속칭 '이세돌 법'으로 불리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정상권 기사(랭킹 10위 이내)는 큰 기전(5위 이내)에 반드시 참가해야 하며 불참 시 징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톱스타 이세돌의 불참에 낙담한 후원사가 기전을 폐지하는 일이 생기자 한국기원이 서둘러 만들어 넣었던 규정이다. "랭킹 1위가 공동체 배려를 너무 안 해준다"고 한쪽에서 분개하면 반대쪽에선 "1위라 해서 출전 선택의 자유를 막는 건 비민주적 행태"라고 맞받아왔다.

2009년 6월의 이세돌 휴직 사건도 본질은 같았다. 기보 저작권 서명 거부 등으로 한국기원과 감정이 악화된 상태에서 랭킹 1위 이세돌이 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했다. 대회 운영에 큰 차질을 초래했다고 판단한 프로기사회는 투표로 이세돌을 징계했다. '형량(刑量)' 없이 유죄 여부만 묻는 투표였지만 찬성이 반대표의 2배를 넘었다. 불참 의사를 미리 밝혔다는 소명에도 동료들에 의해 '탄핵'당하는 결과가 나오자 이세돌은 휴직으로 충격을 시위했다.

이세돌과 기성 바둑계 간의 힘겨루기가 또 터진 지 1주일이 지났다. 이번엔 이세돌이 먼저 나섰다는 점만 다를 뿐 '전체 대 개인'식 갈등 구조는 과거와 판박이다. 기사회가 기사들의 복지 자금인 적립금을 정액(定額) 아닌 정률(定率)제로 징수함으로써 자신의 현 납입액과 은퇴 후 받게 될 한도액 간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다. 그는 기사회를 친목 조직으로 규정하고 그런 조직이 기사의 탈퇴를 강제로 막는 것은 위법이라며 자퇴를 결행했다.

이세돌의 이번 일 처리는 자신의 기풍을 빼닮았다. 치밀하면서도 단호한 수순이 그의 바둑만큼이나 정교하다. 물론 "알파고 이후 정점에 선 최고 소득자가 열악한 처지의 동료들 앞에서 '퇴직금 손해'를 이유로 즉시 탈퇴했어야 하느냐"는 역풍쯤은 수읽기에 들어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지내놓고 보니 과거의 '이세돌표 파동'들은 매번 결과적으로 개혁의 마중물이 돼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수(手)를 물어온 이세돌을 '말썽꾼'보다는 '혁명아'로 대하는 응수법이 기존 체제도 함께 사는 길이 아닐까. 바둑계 낡은 규정들은 어차피 전면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손질의 기회로 삼아 명분도 살리고 파국도 피하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hrlee@chosun.c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3&aid=000317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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