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민국에서 출간하는 거의 모든 바둑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보, 묘수, 사활, 힐기, 수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막 출간된 반상위의 전쟁 같은 에세이에 관심이 적은 편입니다.

저의 관심을 받지 못해서 저자분이 대단히 서운하시겠지만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면 그 책은 초베스트 셀러가 됩니다.

정말 운 좋게도 너, 누구냐?가 저에게 읽혀진 것은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너, 누구냐?가 출간된 사실을 알고 바로 구입해서 1회독했습니다.

기존 알파고 관련 책들은 좋았든, 나빴든 분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권짜리 세트다보니 분량이 만족스럽습니다.

알파고와의 한 대국당 약100페이지 정도의 기보해설이 있습니다.

명국세해 느낌입니다.

바둑 국가대표는 졸라 머리 맞대고 연구하는 프로기사들입니다.

이 기사들이 그 무서운 유창혁, 최명훈, 목진석 사범의 감시 아래서 목숨 걸고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그 결과물을 아마추어인 구기호, 이세나씨등 5명이 각 한 판씩 해설한 것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프로급의 기보해설은 아니고 프로의 결과물을 아무추어 기사가 글로 옮긴 것입니다.

아마도 프로기사들이 본다면 오류가 발견될 수도 있는 책입니다.

페이지에 비해서  비싼편인데 프로기사들의 노력이라 생각하니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책으로 펴낼 모든 내용이 정해진 상태에서 페이지 부족이 발생했는지 은근슬쩍 페이지 늘리는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꼭 시집처럼 말이지요.

여백에 짧은 글 몇 줄이 주기적으로 반복됩니다.

이걸 생각하면 졸라 비싼편입니다.

그런데 내용을 읽고 바둑판에 기보를 놔보면 비싸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제본 상태를 보면 장기적으로 책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제본입니다. 이걸 생각하면 비쌉니다.

책의 종이가 햇빛만 닿지 않는다면 쉽게 변색되는 종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디자인 생각하고 책장에 정렬해서 보면 너무 처참하고 없어보입니다. 바둑책 같지가 않습니다.  비쌉니다.

아무튼 제가 괜찮다고 생각한 책이니 그냥 구입하시면 됩니다.

제가 구입하라고 하면 하는 겁니다.

고민하지 않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