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연식 좀 있는 사람들이 문법에 굉장히 거부감을 느끼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함.

애초에 수능/토익 문법은 번역학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일상에서 쓰이는 영어와는 상당히 괴리감이 크고 이런 번역학식 영어의 특성상, 굉장히 제한적이고 학문적인 성향이 강하지.

이런 이유때문에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사람이면 이런 번역학식 문법의 작태 때문에 '문법' 이라는 한 단어만 들어도 속이 얹히는 것 같고 화가 나는건 당연함.

근데 문법이란 단어를 '화법과 작문법'이라고 바꿔서 생각해보면 어떰?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려오지 않음?

학교에서 배운 성문 기본영어 문법 수학공식이 아니라, 미국인들이 어떤 마인드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 배운다고 생각하면 이걸 쓸모없다고 부정할 사람이 있음?

난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의 문법 교육이 제일 올바르다고 보는 편임.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식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건 대한민국 영어 교육 시장에서 굉장히 최근에서야 발생한 일임.

지금은 전치사의 표상, 각종 문법, 왜 외국인들이 술어보단 명사형 언어를 쓰고 대명사를 주어로 박는걸 좋아하는 등의, 진짜 찐 영어 사람들의 마인드와 한국어와의 차이점을 비교해가면서 문법 설명하는 유투버들이 지금은 널리고 널렸음.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닌, '왜 쟤들은 이렇게 말하지?' 라는 것을 비교분석하며 알려주는 교육 방식이 점점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한거임.

난 2010년도 초반에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인데 라떼는 이런거 없었음 ㅋㅋ

당시에 영어 좋아하는 사람들이 영어적 사고방식, 왜 외국인들은 이렇게 말하는걸까? 어떤 뉘앙스인걸까? 이걸 알고싶으면

진짜 찐으로 미드 보던가 유학가던가 이거 외에는 방법이 전혀 없었음.

미드쉐도잉, 시청각자료 보는 학습법이 아직까지도 유행하는게 이거때문인것같음. 당시엔 지금같은 외국과 한국을 비교하는 관념적 문법 교육이 없었고

오로지 미드를 통해서만 학교 문법으로는 체화할 수 없는 그들만의 사고방식이나 뉘앙스를 배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름. 학교와 자격증에서 떠난 날 것의 영어공부를 한다면 문법만큼 재밌고 신기하고 그들의 문화를 알 수 있는 학습법은 또 없음.

미드를 보면서 감각적으로 아하 이렇게 하는구나 이해하려 노력해가며 수십 수백시간 갈아넣는것보다

외국인들은 이런 마인드로 이렇게 말해요 하는 방식의 강의 10분 듣는게 효율이 훨씬 좋은 시대가 되어버림.

문법 등한시, 미드 100시간 신봉자들도 이제 2010년대까지나 존재하던 과거의 유물 취급 받을거임. 아에 관념 자체를 쉽게 설명해버리는 문법교육이 나와버린 이상

미드 보면서 분위기 뉘앙스 파악할 필요 자체가 없어져버림. (물론 미드 보지 말라는 소리는 아님)

라떼 학교다닐때는 구동사라는게 그냥 전치사와 동사의 합으로 굳어진 숙어라고 했고 생성 원리가 없는 그냥 옛날부터 존재하는 말이라고 하는게 주류였음
(걍 닥치고 외우라는 소리 듣고 살았다는거)

하지만 지금은 이기동이라는 사람이 전치사의 성질을 한국어로 도식화해버리고, 직전 상술한 관념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것을 증명해버리면서

지금은 숙어라는 말 자체를 쓰는게 그다지 쿨하지 못한 상황이 되어버렸음.

만약 수능식, 토익식으로 문법 한 사람들은 유투브로 이런 관념식 문법교육 하는 사람들꺼 보면 180도 생각이 달라질거임.

수학책 펴놓고 공식처럼 보는게 아니라, 진짜 그들의 사상과 관념으로 한국어와 어떤지 비교해가며 '외우는 것'이 아닌 '체화'하고 '납득' 해가면서 할 수 있는 문법교육 받으면

더이상 본인은 문법 무용론자가 아니게 될거임.

솔직히 한 6~7 년전이면 이런소리도 쉽게 못함. 사실 이때는 태동기여서 드문드문 있긴 했었는데

관념식 영어교육은 좀 비싼 학원에서나 자세하게 알려주는 축에 속했기 때문.

근데 지금은 대 유투브 시대라 고깃집 창업할 때 1000만원주고 팔아먹는 된장찌개 레시피도 허벌 되어서 돌아다니는 시대임.

양질의, 정말 괜찮은 문법 공부 자료들이 인터넷에 널려있으니 이런거 보고 공부하는거 권할 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