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주요 19개 대학(재학생 1만명 이상)이 여의도 면적(2백54만평)의 20배에 달하는 5천1백21만평의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중 수익용 토지는 절반이 넘는 2천7백51만평이며 공시지가만 7천4백억원이 넘었다. 국내 148개 전체 사립대학 수익용 토지 평가액(약 1조5천억원) 중 절반이 19개 대학에 집중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 대학의 수익용 토지의 연간 수익률은 0.7%에 불과했다. 대학설립·운영규정시행규칙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전입금·기부금 제외)에 해당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해야 하고, 총액의 3.5%에 해당하는 연간 소득이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수익률이 3.5%에 미달해도 교육부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수익도 나지 않는 막대한 땅을 수십년째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들 대학이 투기목적으로 땅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수익용 땅을 팔아 대학에 전입하면 60%를 상회하는 등록금 비중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이 지난 3개월에 걸쳐 이들 대학의 부동산을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대학의 수익용 땅은 수도권·충청 일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연세대의 경우 경기 남양주시 와부면 도곡리 47만평의 땅을 비롯해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1백18만평 등 전국에 걸쳐 3백30만평(송도 땅 55만평 제외)의 땅을 보유 중이다. 1972년 수익용 부동산으로 매입한 도곡리 땅은 관리조차 제대로 안돼 사실상 방치된 상태이지만 지난해에만 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최고 55~66%까지 올랐다. 와부면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덕소역과 가깝고, 2008년 남양주대교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자고 나면 땅값이 뛰고 있다”고 전했다. 단국대는 95년 용인 수지 일대에 취득한 땅이 10년 만에 공시지가가 10배 정도 뛰었다. 한국외국어대가 88년 구입한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수익용 부지 21만평 역시 땅값이 요동치고 있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지만 해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교별로 보면 단국대 토지 평가액이 1천8백44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양대 1천3백48억원, 홍익대 8백14억원, 세종대 7백98억원, 한국외국어대 6백83억원 순이었다. 특히 경희대·국민대·명지대·서강대·숭실대·이화여대·중앙대·홍익대가 보유한 토지에서는 한 푼도 수익이 없었다. 19개 대학 중 14개 대학은 수익이 연간 1천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 대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 땅이 대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대학들도 유사한 해명을 내놓았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대학들이 수익도 나지 않는 부동산을 과도하게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일부는 땅투기 의혹도 있다”며 “용도가 불분명한 토지를 팔아 대학재정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일·김유진기자〉-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