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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3,000km 국토완주 그랜드슬램 후기 (上)
[시리즈] 혼자서 3,000km 그랜드슬램 후기 · 혼자서 3,000km 국토완주 그랜드슬램 후기 (上) 이번에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23일간 총 3,000km 자전거로만 그랜드슬램 달성한 여정에 대한 후기 글임(경로 정리 영상)https://youtu.be/AXZpl8AOadc하게 된 계기나는 원래 자전거를 막 즐겨 타던 사람이 아니다.가끔 대중교통 대신 공유 자전거로 옆 도시까지 타는 취미 아닌 취미가 나와 자전거의 유일한 연결점이었다.그런데 요즘 세상이 억까하는 것처럼 인생에 되는 게 하나도 없어서 죽는 게 나아질 지경까지 가던 차에,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하는 영상들을 접하게 되었다.그래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동네 자전거 가게에서 쓸 일 없어 방치돼 있던 소비쿠폰으로 탈 자전거를 구하기로 했다.자전거에 대한 지식이 로드랑 MTB 구분하는 수준이라 어떤 자전거를 골라야 할지 고민이 됐는데, 먼 길 갈 때 펑크나 고장 요소가 덜할 거 같은 MTB를 사기로 했다.20~30만 원 가격대에 신품이랑 중고 중 하나로 선택지가 좁혀졌는데 중고는 찾아보니까 2005년도 무렵에 거래되던 틀딱이었다.20년 된 자전거라니까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게 내 처절한 상황이 겹쳐 보여서 중고로 사기로 결정했다.지금 보면 3만 원이면 충분한 고물이었는데 어차피 소비쿠폰으로 사는 거라 네고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처음 말한 가격 주고 샀다.(사고 나서 사진을 안 찍었는데 보다시피 2005년에 중고로 샀다는 글이 보이는 고물 of 고물이다.)샀으니 시험 주행을 나가봤는데 이게 웬걸.1단 혹은 3단짜리 공유 자전거와는 비교도 안 되게 잘 나가는 거였다. (오래된 만큼 자전거에 문제는 많았지만)지금까지 내 실력이 억제당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으니까, 인천에서 부산 가는 건 너무 당연하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렇다면 국토종주는 사실상 도전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더 도전다운 도전을 해보기로 결심했다.원래도 게임을 하면 도전 과제를 전부 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국토종주를 하면 빈 채로 남을 도장 칸들이 너무도 많다는 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그러다 전국에 있는 도장을 다 찍으면 그랜드슬램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나는 바로 이걸 달성하기로 마음을 먹고 여정을 떠날 준비를 했다.준비 단계바로 인증수첩부터 주문하고 여행 자금을 모으기 위해 2주 동안 일용직 뛰면서 돈을 벌었다.이때 매일 일용직 끝나고 집에 돌아와 비어 있는 수첩 칸을 보면서 힘을 냈던 것 같다.경로를 정하는 것도 문제였는데, 모든 자전거길이 하나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제주도까지 전국에 흩뿌려져 있었기 때문에 전부 돌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생각해야 했다.우선 인천-부산 국토종주길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했다.처음 생각한 건 인천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내려간 다음에 안동을 찍고 금강과 영산강을 탄 후, 목포에서 제주도로 넘어간 뒤 부산으로 가 인천으로 돌아오는 루트였다.그러다가 일정을 맞추면 대구 사는 친구 집에서 잘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역방향인 인천-부산-목포-안동-동해안 순서로 돌기로 결정했다.경로를 짠 후에 멍바우라는 유튜버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세부적인 디테일은 달라도 전체적인 틀은 같은 걸 보니 이게 최적인 것 같다.짐은 대략 이렇게 쌌다.배낭, 헬멧, 잠금장치, 인증수첩과 지도(쓸데없음), 스탬프 패드, 우비, 잠옷, 후미등용 건전지, 로션, 선크림, 클렌징폼, 치약+칫솔, 타이레놀, 물집방지 패드, 모기약, 립밤, 손톱깎이, 10,000mAh 보조배터리 두 개, 충전기, 로카티 두 벌, 빕숏, 팔다리 토시, 안면 마스크, 양말 두 쌍, 속옷 두 벌, 정비용 장갑, 자전거 장갑, 집에 굴러다니던 스포츠 선글라스, 사복 한 세트, 펑크 패치, 수리 공구, 무선이어폰, 카드 지갑, 휴대용 공기주입기, 그리고 먼지 쌓인 채 처박혀 있던 고프로와 용품들자전거에는 작은 프레임 가방과 안장 가방, 안장 쿠션, 전조등과 후미등, 휴대폰 거치대, 물병 거치대를 사서 달았다.물건들은 전부 쿠팡과 다이소에서 싼 놈들로 구했는데 그 때문인지 문제가 많이 생겼다.(사실 다이소에서 산 건 다 제 몫을 했다. 쿠팡 물건들이 문제였지. 다이소 후미등은 금방 건전지 다 쓸 줄 알고 건전지 여분 챙긴 건데 끝날 때까지 살아있더라 ㄷㄷㄷ)우선 안장 가방이 계속 처져서 바퀴에 닿는 바람에 첫날부터 버려야 했고, 그 때문에 귀중품 넣는 용도로만 쓰려던 배낭에 거의 모든 짐을 넣어야 했다.공격군장 수준 무게로 배낭을 계속 메고 있으니까 어깨랑 허리 아파 죽는 줄 알았다.결국 중간에 살기 위해 사복과 클렌징폼 등 필수적이지 않은 물건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전조등에도 문제가 생겨 꽤 애먹었다.1일 차 서울-인천-서울 (100.52km)시작하기 며칠 전에 서울에 있는 친구 방에 미리 자전거를 끌고 와 맡겨뒀었다.첫날은 오후 반나절만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인천까지만 가서 스타트 끊고 돌아오자는 마음으로 아라서해갑문으로 떠났다.국토종주 영상은 수도 없이 봤기 때문에 이미 내적 친밀감이 진~하게 있던 장소였다.갈 때는 인천 구경하려고 일부러 인천 시내로 들어갔고 돌아 나올 때 아라뱃길 따라서 나왔다.그리고 첫날부터 비와의 악연이 시작됐다.아라 자전거길이 수해 복구 중이라 못 들어가고 위쪽 길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아무리 타도 쉼터나 정자 같은 게 안 나와서 5km는 계속 비 맞으면서 탄 거 같다.다행히도 비는 멈췄지만, 신발까지 다 젖어서 양말을 벗어서 핸들에 걸어 말리면서 갔다.(이때는 몰랐다. 이걸 매일 반복할 줄은)아무튼 한강갑문이랑 여의도까지 찍고 하루를 마무리했다.2일 차 서울-충주 (162.31km)서울에서 여주까지는 자전거길이 잘 닦여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이날 충주까지 최대한 가보자고 마음먹었다.내 인생 타 본 것 중 가장 먼 길을 가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맥모닝 한 세트 야무지게 먹고 출발했다.하지만...전날 내린 폭우 탓에 이런 식으로 도로 곳곳이 침수되어 있었다.우회 길을 찾는데 비포장길도 나오고 난리였지만 처음으로 MTB를 고른 덕을 볼 수 있었다.로드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 옆으로 MTB를 타고 지나가는 짜릿함은 정말 최고다.철교도 건너고 터널도 지나고 도심에선 절대 볼 수 없던 특이한 길들이 이어져서 신기했다.팔당까지는 그래도 사람이 몇몇 보였지만, 양수철교를 지난 이후로는 정말 한산했다.사실 폭염경보까지 발효될 정도로 더운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이상한 거다.미칠 듯한 더위 때문에 계속 수분과 에너지를 보충해 줘야 했는데, 양평에 다다랐을 때는 일부러 해장국 한번 먹어주러 길을 벗어났다가 왔다.이렇게 기력을 보충하니 아무리 더워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피어났다.어림도 없지 ㅋㅋㅋㅋㅋㅋ내가 자전거를 탄 21일 중 16일, 무려 7할이 넘는 날에 비가 내렸고 나에게 우중 라이딩은 기본값이 되었다.나는 여행하는 동안 내가 한국 땅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지 동남아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시간을 더는 지체할 수 없었기에 결국 기다리다가 우비를 입고 다시 길을 나섰다.그렇게 비내섬까지 어찌저찌 올 수 있었다.더위 때문에 국토종주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던 와중 처음으로 스탬프를 찍고 있는 미국인을 만났는데, 우비도 없이 비에 쫄딱 젖은 모습이 안쓰러웠다.나중에도 몇 번 마주쳐서 친목을 다졌는데 충주댐 이후로 다시는 볼 수 없었다.열심히 달렸지만 지체된 시간 때문에 야간 라이딩은 불가피했고, 한 세 시간 동안 충주 시골길을 달려서 겨우 탄금대 인증센터에 도착했다.150km가 넘는 장거리 라이딩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폭염+폭우) 몸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가장 싼 모텔에 체크인하고 젖은 신발을 소생하기 위한 제습제를 구하기 위해 마트로 갔는데, 진짜 걸으면서 눈이 풀리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그래서 서둘러 포카리스웨트랑 마감 할인하는 스테이크를 산 뒤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 긴급하게 영양분 섭취를 했다.몸에 영양 성분이 들어오니까 쓰러질 정도의 느낌은 가셔서 씻고 젖은 옷들을 손세탁한 뒤 불도 끄지 못한 채로 잠들었다.참고로 여행 내내 불을 끄고 잠드는 데 성공한 건 단 하루뿐이다.3일 차 충주-상주 (146.55km)아침에 일어나니 다리와 엉덩이, 어깨, 허리 안 뻐근한 곳이 없었지만, 다행히 자전거를 못 탈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다.악명 높은 이화령을 넘어야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지친 몸을 이끌고 일찍 숙소를 나섰다.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어제 계속 체인이 힘을 못 받고 기어에서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기에 고치러 자전거 가게에 들렀다.사장님이 보시더니 기어가 마모돼서 그런데 자전거가 너무 오래돼서 부품도 없고 기름칠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그리고 이 자전거를 팔 생각을 한 사람은 못된 사람이랬다.하지만 이미 집에서 너무도 멀리 떠나온 이상 이 녀석을 데리고 완주를 하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국토종주를 할 때는 충주댐을 들릴 필요가 없지만, 그랜드슬램을 도전하는 나로서는 충주댐을 지나칠 수 없었다.그리고 도장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어김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벌써 젖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밥도 먹고 커피도 빨면서 16시쯤 수안보에 도착했다.남한강 자전거길이 끝나고 새재 자전거길로 진입하니 자전거 전용도로보다 차도에 선만 그어진 겸용 도로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이전에 차도에서 자전거를 탄 경험이 없어서 처음에는 많이 낯설고 걱정이 되었지만 하루 종일 그러고 있으니 아무 생각 없어졌다.수안보에서 두 시간쯤 걸려 이화령 정복에 성공했다.이화령 오르기 전에 소조령이 있는 줄 몰라서 소조령 정상에서 이게 끝인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팩트를 깨닫고서는 정말 암담한 심정이었다.이화령 자체는 오르막이 그렇게 안 힘들었는데 소조령 다음에 2연타로 맞아서 쉽지 않은 느낌이었다.하여튼 생각보다는 많이 안 멈추고 올라와서 뿌듯했다.기막힌 다운힐을 즐기고 문경불정역까지 지나니 해가 완전히 지고 암흑이 찾아왔다.어제 충주까지는 그래도 멀리 고속도로 가로등이 보여 빛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쪽 동네는 가로등도 없고 정말 불빛이 단 하나도 없었다.쿠팡에서 산 가성비 전조등과 휴대폰 손전등으로는 고작 5m 앞까지 희미하게 보이는 게 다였다.시골 밤길을 혼자서 타고 간다는 게 무섭지는 않았다.애초에 죽기 살기로 시작한 여행이고 군대에서 야간 훈련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다.단지 여기서 펑크가 나거나 다리에 쥐가 난다면 도움받을 방법이 전무하다는 점이 조금 걱정됐다.(멧돼지는 나오면 그냥 죽지 뭐 ㅋㅋ 하는 마인드였다)숙소는 충주에서부터 스팸 수준으로 광고를 때리던 상주보 지나 위치한 자전거 민박집에 가기로 했다.상주상풍교까지 픽업을 와준다고 했는데 자전거만 타고 여행을 끝내고 싶어서 거절했다.해가 지고 숙소까지 남은 거리는 40km였다.가는 길은 너무 어두워서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앞에 커브길이 나오는지 맵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그래도 확실히 해가 없으니까 하루 종일 괴롭히던 더위가 사라져 쾌적하게 별로 힘 안 들이고 탈 수 있었다.낮에는 한 시간 만에 물 한 병을 다 비웠는데 해 지니까 네 시간 동안 한 병으로 충분했다.전조등 배터리가 간당간당했는데 다행히 도착하기 직전에 나갔다.그리고 그대로 고장 나 버렸다. (불운 스노우볼의 시작)22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민박집에서 저녁을 주셔서 굶지 않고 잠들 수 있었다.자전거 여행객이 없어서 2인실을 혼자 썼는데, 이날도 불을 끄지 못하고 바로 곯아떨어졌다.4일 차 상주-대구 (109.74km)상주에서 대구까지는 길이 완만해서 일반적이라면 창녕이나 밀양 정도를 목표로 삼는 게 맞겠지만, 친구가 재워준다고 하여 대구로 향했다.이날은 마침내 비가 오지 않아 처음으로 쾌적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물론 폭염특보는 여전했다)그럼에도 기상이 완전히 내 편은 아니었는데, 강한 맞바람이 불어서 대구 가는 길 내내 속도가 한 25%는 깎였다.구미보에서 국토종주 도전하시는 한국인 한 분이랑 미국인 두 분도 만나서 오랜만에 친목질도 좀 하고 서로 응원해 줬다.이 이후로 국토종주하는 사람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대구까지만 가면 되기에 시간이 다른 날에 비해 넉넉해서 중간에 왜관으로 빠져서 시장에서 밥도 해결했다.사실 대구 시내 길을 타는 게 그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다면 이런 여유를 부리지 못했을 것이다.디아크라고 하는 개쌈@뽕한 건물에서 한강과 새재 자전거길 인증도 처음으로 받아주고 대구에서 친구 덕분에 하루 푹 쉬면서 마무리했다.이제 돌아보면 모든 날을 통틀어 가장 무난하고 평화로웠던 날이 아니었나 싶다.5일 차 대구-부산 (226.40km)대구에서 부산까지는 하루에 가기에는 정말 애매하게 먼 거리였다.특히 이튿날 160km를 타고 쓰러질 뻔한 나에게 220km라는 거리는 가능하긴 한가 의문이 드는 거리였다.또한 어제 대구까지는 완만한 평지가 대부분이었다면 부산까지는 박진고개와 영아지고개 등이 수문장처럼 길을 지키고 있었다.그럼에도 함 해보자는 마음으로 5시에 일어나서 친구랑 든든하게 콩국 한 그릇 때려주고 일출과 함께 출발했다.또다시 비가 내리는 걸 제외하면 달성보까지는 무난하게 갔다.중간에는 현풍휴게소에 들려서 불닭마요덮밥이랑 돈까스 세트 클리어하고 호두과자까지 야무지게 챙겨 나왔다.하지만 무심사-박진고개-영아지고개 트리플러츠를 직빵으로 맞고는 또다시 빈사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박진고개와 영아지고개 주변에는 보급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다 넘고도 한참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채로 버텨야 했다.카페가 몇 군데 보이긴 했지만, 자전거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다 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결국 남지 읍내까지 가서야 편의점을 찾을 수 있었고, 바로 라면과 햇반을 사서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낙동사막 아니랄까 봐 그 이후로도 한참 동안 들과 산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길이 이어졌다.창녕함안보에서 양산물문화관까지 가는 길은 정말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었다.모정고개는 전혀 알지 못하다가 마주쳐서 얼굴에 달라붙는 벌레 떼 쫓아내면서 처절하게 끌바했는데 터널길이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아 ㅋㅋ그렇게 밤이 찾아오고...밀양에 들어서고 3일 차에 고장 났던 전조등이 깜박거리다가 아예 죽어버렸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조배터리까지 죽어 휴대폰을 충전할 수단이 사라져 휴대폰 손전등마저 사용할 수 없었다.그나마 다행인 게 달이 매우 밝아서 맨눈으로 어렴풋이 앞이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게 암흑을 뚫으며 계속 부산으로 나아갔다.양산물문화관을 지날 때쯤엔 활주로처럼 길 양옆으로 조명을 깔아둬서 도움이 되었다.결국 혼자만의 기나긴 시간 끝에 낙동강대교가 보이며 부산으로 진입했다.부산에 들어서니 강변 공원이 나오고 길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 긴장을 내려놓고 나아갈 수 있었다.그런 줄만 알았는데...가로등이 중간에 없어지는 구간이 나왔는데 가로등 빛이 없어짐과 동시에 길에 단차가 생겨버려 그것을 보지 못한 나는 그대로 낙차하고 말았다.심하게 다치진 않고 조금 까졌는데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잘 버텨주던 다리에 충격이 한 번 전해지자, 한순간에 피로가 몰려왔다는 점이다.남은 거리는 15km.여기까지 와서 무를 수는 없기 때문에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 낙동강하굿둑으로 이악물고 진행했다.그리고 22시를 넘기고 결국 낙동강하굿둑에 도착했다.국토종주만을 목표로 삼고 왔다면 여기서 후련하게 소리 지르고 만족하며 끝낼 수 있었겠지만, 나는 아직 반도 못 왔기 때문에 조촐하게 사진만 몇 장 찍고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잠과 샤워, 충전을 전부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값싼 선택지는 24시간 찜질방이었기 때문에 나는 여행 기간 찜질방을 최우선으로 찾으며 계획을 짰다.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24시간 찜질방이 씨가 말라서 큰 도시가 아니라면 행정구역 전체에 하나도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충주에는 하나 있었지만 옷과 짐이 너무 젖어서 모텔에서 자고 상주에는 단순히 없어서 민박에서 밤을 보냈지만, 부산부터는 찜질방을 이용할 수 있었다.시내에 있는 찜질방까지 가는 길도 험난했다.아까 낙차하고 아프기 시작한 다리도 문제였지만 온갖 곳에 산이 있는 부산 지형도 문제였다.결국에는 자정을 넘겨서야 겨우 찜질방에 도착했다.지친 몸으로 찜질방 바닥에 누우니 그제야 부산까지 온 게 실감이 났다.몸이 이렇게 녹초가 됐는데 그랜드슬램까지 할 수 있을지 살짝 의문이 들기도 했다.그래도 대구에서 220km를 타서 하루 만에 부산에 왔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대견했다.걱정은 그만 내일 일어나서 하기로 하고 그대로 기절했다.(다음 글에 이어서)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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